“취임 첫 해부터 신기록을 세워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했더니 10여년이 넘도록 적자가 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해운항공물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2004년 설립 이후 11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주목받는 강소기업이 있다.
일본 한큐한신익스프레스의 100% 투자법인인 한큐한신익스프레스코리아는 설립 이후 한 해도 빼놓지 않고 매년 흑자를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일본 본사로부터 매년 ‘Group Award’상을 받았다.
“한 해에 2개의 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 해는 회사 실적과는 별개로 신시장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큐한신그룹 지주회사의 표창도 받게 됐습니다. 220여개의 기업들을 산하에 두고 있는 지주회사로부터 받은 상이라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韓·日 강점 합친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
11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이 회사의 중심엔 변종설 대표이사가 있다. 변 대표는 한큐한신익스프레스의 23개의 해외법인 중 유일한 현지인 대표다. 최초로 현지인 대표로 임명된 그는 법인 설립 이후 한 자리만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본사에서 파견된 대표가 와서 하는 것보다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취임 첫 해 바로 흑자를 냈습니다. 이후 본사의 신뢰가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빅5’ 물류기업으로 통하는 이 회사는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기업이다. 비결을 묻자 변 대표는 “일본기업의 세심함과 한국기업의 추진력이라는 양국의 강점을 합쳐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 게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큐한신익스프레스코리아가 꾸준히 흑자를 낸 또 다른 원동력은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회사 운영에 있다. 트렌드를 앞선 대응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복합운송주선업(항공·해상)을 기반으로 창고업과 전자제품 수리 및 서비스업, 회수물류 등 사업영역이 다양하다. 모두 ‘빨리’ 그리고 ‘다르게’ 움직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시장의 흐름을 먼저 읽고 과감하게 행동에 나선 것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변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에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전자제품(게임기) 수리업을 시작해 가시적인 수익을 냈다. 시대도 사업확장에 도움이 됐다. 이 시기에 화주사의 게임기는 유행처럼 번지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수리센터를 물류창고(부천) 옆에다 설치한 것도 사업이 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수리업을 시작했는데 게임기가 한창 붐이라 정신없이 일을 했던 것 같아요. 포워딩 업무를 하는 기업이 수리업을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이 사업에서 많은 매출이 발생하며 본사로부터 표창도 받게 됐습니다.”
올해 가장 큰 성과로 그는 그동안 추진해 온 3PL 사업을 꼽았다. 또한 해상운송의 업무 확대를 통해 항공 부문의 부진을 다소 만회해 실적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상운송을 시작할 당시 신입 직원과 함께 수년간 공부를 함께 하며 회사를 이끌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웃음) 변 대표는 앞으로 해상운송의 사업영역을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인 목표로는 항공·해운·물류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12년째 변함없는 기부 선행 ‘눈길’
한큐한신익스프레스코리아는 설립 이후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꾸준함에서 오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과거 1년에 한 번씩 진행했던 기부를 지금은 분기별로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2억원을 훌쩍 넘는다. 한국심장재단, 은평천사원, UNICEF(유엔아동기금) 등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 기부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곳(한국)에서 수익을 창출했으니 기여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본계 회사지만 수익을 창출하게끔 해준 지역사회에 힘이 닿는데까지 후원하는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불우한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지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가능한 한 기부를 늘리겠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우수 포워더’ 인증을 획득했다. 사업안정성과 전문성 및 서비스 경쟁력, 국제화 등에 대한 심사를 모두 통과하며 ‘우수 포워더’ 업체로 인정받은 것. 이번 인증을 통해 변 대표는 더욱 더 고객 서비스 향상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여 년간 기본에 충실하고 화주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 온 것이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10여 년간 회사를 꾸려오며 직원들에게 꾸준히 강조한 건 ‘교육’과 ‘인재’다.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기 때문에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해 역량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게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활로라는 게 변 대표의 설명이다. “무엇 때문에 안 된다는 말보다는 어떻게 하면 되겠다라는 말을 직원들이 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길을 찾으면 결국엔 답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한큐한신익스프레스코리아는 올해도 전 사업부문에서 흑자달성을 위한 준비태세를 마쳤다. 12년 연속 고공성장을 위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것. 변 대표는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모든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앞으로도 흑자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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