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013년 9월 카자흐스탄 방문시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제안했던 것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구체적인 사업으로 제시되어 있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 정책으로 명명되어 육상을 중심으로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 해상을 중심으로 하는 ‘해상실크로드’로 구분되어 있다. 본사업과 연계되는 국가의 수만도 총 60개라고 하며 인구는 44억명으로서 세계인구의 63%, GDP로는 22조 달러로서 전세계 GDP의 30%가 포함된다고 한다. 중국은 이사업을 위해 1.6조 달러를 들여 주변국가에 투자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경우 흔히 예산내지 투자자금이 문제가 되지만 4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기 때문에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실크로드 기금으로 400억달러를 확보했으며 자본금 1000억 달러의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도 57개 창립회원국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대일로 정책의 골격은 2002년의 ‘국가장기발전 전략’에 의해 마련되어 있었던 것으로서 이번에 철도, 도로, 항만, 공항, 파이프라인등 대규모 글로벌인프라 종합개발계획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이번의 일대일로 정책에 의해 이제까지의 중국의 인프라 개발정책을 집대성해 국제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팍스 차이나(Pax China)시대를 개척, 지속적으로 견제와 위협을 날리고 있는 미국에게 저항을 보여주기 위한 중·장기적인 포석이라고도 해석되고 있다.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은 매우 다양한데 크게 철도노선의 확충과 항만개발을 통한 해상실크로드 사업으로 대별할 수 있다. 우선 철도사업을 살펴보면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철도운송능력을 대폭 신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루무치와 후월꿔스, 알마티 노선의 복선화를 비롯해 일부노선의 확장, 신규노선의 신설, 2009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유라시아 고속철 사업, 중앙아시아 고속철 사업, 범아시아 고속철 사업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또 2004년부터 추진해 온 8종8횡의 철도망계획의 시발점과 종착역을 주변국과 연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철도망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국가의 경우 당해국가의 철도망 개설사업을 통해 중국과 연결시킬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을 살펴보년 러시아의 TSR과의 연결계획, 미얀마의 차우쿠퓨와 쿤밍간 철도연결사업, 태국, 라오스, 파키스탄, 인도 등과 철도연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유럽을 연결하는 국제화물열차를 지속적으로 개통해 서비스해 왔는바 현재 중국의 충칭, 우한, 시안, 정조우, 창사, 허베이 등에서 유럽각지로 8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화물열차는 해상으로 운송되는 것보다 약 20일 정도 운송시간을 단축하며 항공운송보다는 약 80%의 운송비가 절감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해상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는 남중국, 말라카해협, 인도양, 지중해에 이르는 노선과 중국연해와 남중국해, 인도네시아, 남태평양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나누어서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유럽국가들과 협력해 해상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의 97개 도시와 항만을 대상으로 해상실크로드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해상실크로드와 관련되는 항만들의 개발과 운영을 위해 항만시설은 물론 항만배후시설의 투자 및 운영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중국의 ‘초상국 국제유한공사’는 이미 스리랑카의 콜롬보, 함반토다 항만에 투자했으며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유럽의 피레우스항만 등에 투자를 시작했다. 중국은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 투자할 계획인 바 특히 방글라데시, 미안마, 몰디브, 예멘, 케냐 등에 항만개발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들과의 항만개발을 위해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당해국가를 방문해 협력을 요청하거나 건설협약의 체결, 양해각서의 교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인도의 경우 시진핑 주석이 직접 인도의 모디총리를 방문해 일대일로의 구상과 협력 발전방안을 협의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추진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태평양, 유럽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대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투자규모가 1.6조 달러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어마 어마한 규모이다. 아마도 2008년 금융위기로 야기된 세계적인 경제불황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줄 수 도 있는 현대판 뉴딜정책인 대규모 국제인프라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이러한 대규모 글로벌 사업에 동참하는 것은 기업 자신을 위해서나 국가적인 발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된다. 단순한 토목건설사업 뿐아니라 실질적인 합작투자 및 운영등을 고려한 프로젝트의 참여가 필요하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검토하다보면 어쩐지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께서 2013년 10월 유라시아 국제컨퍼런스에서 주창한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구상’과 구체적인 내용은 다를지라도 제안시기나 제안수준이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 구상은 북한의 비협조로 추진이 중단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부산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익스프레스를 실현해 유럽과 아시아지역을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을 만들자는 구상을 제안했다. 이러한 실크로드익스프레스를 통해 전력, 가스, 송유관 등 에너지네트워크의 구축을 제안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적극 동참해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 정책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선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면밀히 점검해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 정책과 글로벌물류시장 진출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추진되었던 해외물류시장 진출정책과 전략을 재점검해 동북아물류중심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글로벌물류시장 진출정책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계획했던 남북한 철도연결사업, 러시아와의 가스관 사업, TSR과 TCR과의 연계계획 등의 추진방법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실효성없이 제안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두 번째로 중국의 발전열차에 동승해 일대일로 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속에 숨어있는 수익성있는 사업을 조사해 동참할 수 있는 게기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물류기업이 이미 진출해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의 철도물류시설사업, 철도ICD사업, 창고보관시설 등 물류거점 지역의 선점 및 투자를 위한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장지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GTI지역에의 선점적인 투자사업등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시발점을 우리나라의 항만 및 배후물류단지로 연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TCR의 시발점인 연운항, 천진항 등과의 연결을 위해 열차페리운항전략이나 한중간 해저터널을 검토해 볼 필요도 있다. 또한 취엔조우항, 푸조우항, 장조우항 등의 항만배후단지 개발에 참여하는 전략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로 항만별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부산항을 비롯한 동남권의 항만들의 경우 동북아시아의 컨테이너허브항 비전, 동북아 오일허브 전략 등과 연계될 수 있는 연관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인천항, 평택항을 비롯한 서해안 항만들의 경우에도 중국의 일대일로 주요항만인 샤먼항, 천진항, 상해항 등과의 협력사업을 강구해 보아야 한다. 다섯 번째로 한중간 FTA 및 RCEP를 활용한 물류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중국의 실크로드 항만과 우리나라 항만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상호간의 교류를 증진시킴으로써 일대일로 정책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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