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아프리카항로는 선복량 증가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원양항로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배치되며 캐스케이딩(선박 전환배치)으로 떠밀린 선박들이 아프리카항로에 발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그중 아프리카에서 물동량 점유율이 가장 높은 서아프리카항로는 선복량 과잉으로 좋지 못한 시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선사들의 운임덤핑은 서아프리카항로에서의 운임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운임 하락을 막아보고자 아시아-서아프리카 운임동맹(AWATA)은 7월1일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00달러의 운임인상(GRI)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시황이 받쳐주질 않다보니 GRI는 실패로 끝났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서아프리카항로는 자동차, 금속, 석유화학제품, 미네랄 등의 품목이 주로 수출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자동차 수출 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화물을 뺏어오기 위한 선사들의 경쟁이 심해지다보니 소석률이 예년만 못하다”고 토로했다.
동아프리카항로는 금속 화물이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동아프리카는 물량이 갑자기 급증하지 않고 꾸준히 수출되는 항로로 물량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임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월에 운임인상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고 8월 휴가시즌으로 물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GRI 계획은 잡혀있지 않은 상태다.
서아프리카 운임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집계한 7월10일자 상하이발 동·서아프리카향 운임은 TEU당 1237달러로 집계됐다. 6월 중순 1301달러에 비해 뒷걸음질친 것이다. 한국발 수출운임은 중국보다 100~200달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나이지리아중앙은행(CBN)은 외환시장의 안정화를 추구하기 위해 식품, 가금류, 외바퀴손수레, 스틸파이프, 가구, 섬유, 의류 등 41개 품목에 대한 수입업체들의 외환매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국고 외환 배정은 금지하고, 수입업체가 필요시에는 블랙마켓을 이용해 달러를 직접 구매한 후 은행거래에 이용토록 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관련 품목 수입업체 및 우리나라 관련 수출업체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41개 품목을 수입하는 업체들의 경우, CBN을 통한 외환 배정시 달러당 약 196.5나이라의 비용으로 달러를 구입할 수 있었으나, 이 조치에 따라 블랙마켓에서 구입해야 할 경우 225나이라 이상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급증하게 되고 이에 따른 물품 수입 보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선사 관계자는 “나이지리아 뿐만 아니라 가나 등 환율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프리카의 환율 불안정은 예전부터 계속 있어왔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