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집필한 여기태 인천대 교수는 아이의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만이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여기며 열심히 일에만 매달려 살았다.
그런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 계기는 아이와 해외에서 체류하면서 부터다. 아이에게 다가갈 계기를 만들고 아이와 눈을 맞추면서 그동안 아이에게 필요했던 아빠의 자리를 무던히도 외면하고 살았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에 여기태 교수는 ‘아빠는 아이 인생의 대선배이자 첫 번째 멘토’라는 깨달음을 얻고, 아빠가 꼭 필요한 순간들에 적절한 조언으로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조언자로 거듭나게 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아이가 언제까지 나와 함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반문했다. 아이가 대학에 갈 때까지? 취업하고 결혼을 하면 과연 넉넉한 마음으로 독립시켜줄 수 있을까? 부모의 마음이 이렇다면 아이는 언제 독립된 개체로 멋진 날개를 펼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새롭게 다짐했다. 오늘 다가온 거짓말 같은 독립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아이들이 작은 일에서 인생의 따뜻함을 느끼고, 땀 흘리고 노력하는 일에 가치를 두며, 건실하고 아름다운 독립된 개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노라고. 마음으로 준비된 독립의 시점이 다가오면 그때는 행복하게 아이를 보내겠다고 말이다.
"아침에 아이를 깨워서 책상 앞에 앉히고, 전날 늘어놓은 공부 거리에 집중하게 하는 것은 처음에는 몹시 지난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아침마다 따뜻한 코코아를 끓였다. 잠이 덜 깼어도 따뜻하고 달콤한 코코아가 주는 행복감으로 잠에 대한 미련을 잘 이겨내 주었다. 이때 아이들은 인터넷 강의로 미진한 과목도 듣고, 전날 책상 위에 정리해둔 공부 거리도 살펴보았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면 나도 코코아를 한 잔 들고 아이들 뒤에서 같이 듣는다. 행복은 이렇게 찾아오는가 보다." -본문 중에서-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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