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3 18:50

현대상선 신용등급 4개월만에 강등

현대그룹 주력 3사 하향검토 감시대상 등재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이 다시 강등됐다. 또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과 함께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영업실적 부진과 이로 인한 각 계열사별 재무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이 결정했다.

나이스신평은 계열 내 주력사인 현대상선의 장∙단기신용등급을 각각 BBB+ A3+에서 BBB A3으로 한 계단 낮추고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상선 실적 부진에 따른 계열위험 요인을 반영해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종전까지 두 회사의 장단기신용등급은 현대엘리베이터 BBB+(안정적) A3+, 현대로지스틱스 BBB(부정적), A3+였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상선 신용 강등은 예상을 넘어서는 영업손실 규모 등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으며 불리한 산업환경으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지난해 11월20일 이후 4개월 만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1560억원의 자본 확충을 실현했지만 같은 해 4분기 106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채비율이 9월 말 기준 1214%에서 연말 기준 1397%로 악화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상선은 2011년 1분기 이후 12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누적된 공급부담에 따른 컨테이너선 시장의 수급불균형 고착화, 글로벌 상위선사들의 공조 강화로 불거질 경쟁 심화 가능성 등에 미뤄 단기간 내에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덧붙여 LNG전용선 사업 매각, 현대증권 지분 매각 등 고강도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진행 중이지만 본원적인 영업수익성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중장기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스신평은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장단기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린 이유에 대해 현대상선이 사채모집위탁계약서상 재무비율 등의 유지조항을 위배함에 따라 사채권자집회의 결의가 이뤄질 경우 미상환 공모사채에 대한 기한의 이익 상실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6일 공시된 주총 승인 전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상선의 단기성차입금은 3조1162억원으로 같은 해 9월 말 대비 1조2837억원 늘어났다. 단기성차입금 증가 이유는 부채비율을 10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재무비율 유지 조항 위배로 연말 기준 1조3300억원의 공모사채를 유동성 사채로 재분류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현대그룹의 주력 3개사는 영업거래 및 지급보증 제공 등을 통한 사업 및 재무위험 연계 정도는 작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계열사간 출자지분 취득 거래, 유상증자 참여 등의 재무적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다 순환출자구조와 현대상선 우호주주들과 체결한 주주간 파생상품계약 체결 등으로 그룹 주요 계열사간의 재무적 연계성이 높은 수준이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상선의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 등재는 신용의존성이 높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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