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상호보험(KP&I, 회장 이경재)은 가입 선박을 가압류한 중국 청구인에게 요구한 2천만달러의 지급보증장을 제공하고 선박 가압류를 풀었다고 20일 밝혔다.
KP&I 가입 선박이 중국 선박과 중국에서 충돌했고 상대선박의 선주가 2천만달러의 지급보증서를 요구했다. KP&I가 제공한 자체 지급보증서를 근거로 중국금융사가 KP&I를 위해 지급보증서를 발행함으로써 KP&I 가입선박을 해방시킬수 있었다. 업계는 2천만달러는 우리나라 보험사가 중국에서 발행한 지급보증서중 가장 높은 금액일뿐만 아니라 KP&I 자체 보증서를 근거로 발행된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에서의 해난사고 발생시 중국법원이나 중국의 청구인은 국제 P&I클럽을 포함해 누구의 보증장도 수용하지 않고 오직 중국내 보험사가 발행한 지급보증장만을 수용한다. 때문에 거액의 지급보증장이 요구되는 경우 국제 P&I클럽은 물론 우리나라 손해보험사도 이를 마련하기 위해 곤란을 겪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약 2년 전 비슷한 금액의 국제 P&I클럽 보증장 발행이 지연되면서 해당선박이 3주 넘게 묶여 있었다.
P&I클럽의 보증장에 대한 신뢰도 및 대외평가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특정회사 고유의 기술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P&I클럽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선박의 특성상 사고의 위험은 늘 존재하기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청구자(Claimant) 또는 법원이 승낙하는 P&I클럽 보증장이 필수다. 압류 위험 없이 선박을 정상적으로 운항해야 하는 선주의 입장에서는 든든한 사업 파트너로서 유수의 P&I클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2000년에 설립된 KP&I는 지난 13년간 괄목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신생클럽으로 보증장 문제에 대한 의문은 늘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2천만달러 보증장 문제를 현지변호사 등과 협력해 신속하게 해결함으로써 이미 국제적으로 도약한 P&I클럽으로서의 전문성과 해외 국제클럽 및 국내 대형손보사에 버금가는 재무안정성을 대외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향후 또 다른 대형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전혀 문제없이 사고를 처리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다.
KP&I의 대형 보증장이 성공리에 받아들여진 배경으로 지난 13년간 1억달러 이상의 보험사고를 처리하고 지불 완료한 KP&I의 해난사고 처리에 대한 노하우 축적과 AM 베스트사로부터 2년 연속 A-(엑설런트) 등급을 획득하는 등의 우량보험사 도약을 들 수 있다. 대외 신인도를 높여온 제반 상황이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P&I클럽 지위를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로 분석된다.
2천만달러 KP&I 자체 보증장 제공으로 대형사고를 처리한 성과는 다가오는 내년 2월20일 P&I 보험갱신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클럽의 대체클럽으로서의 KP&I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KP&I 관계자는 "이번 2천만달러 지급보증장 제공은 내년 대형선사의 추가가입 유치를 목표로 하는 KP&I의 행보에 청신호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가 돼 그 갱신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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