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인근 해상. 1만7000톤급 컨테이너선 머스크앨라배마호의 리처드 필립스 선장은 해적의 1차 공격을 막는 데 성공하지만 곧 해적들에게 배를 점령당하고, 대피시킨 19명 선원을 대신해 홀로 해적의 인질이 된다…."
지난 2009년 실제로 발생한 미국 화물선 납치사건을 다룬 톰행크스 주연 영화‘캡틴 필립스’를 본 관객이라면 선장과 해적들의 숨막히는 긴장감과 팽팽한 심리전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소말라아 해역해적 사건은 영화속에서나 만나보게 될지도 모른다. 올 들어 소말리아 해적사건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7일 2013년 들어 9월까지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해적 공격건수가 단 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건에 비해 86%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피랍된 배도 2척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수일 내에 선박과 선원이 모두 구출됐다. 이 지역에 2009~2011년 3년간 일어난 연평균 해적공격 건수가 163건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만한 수치다. 우리나라는 2011년 5월 이후 선박과 선원에 대한 해적피해를 입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해적공격은 38%나 늘어 '활개'
그러나 그 대신 나이지리아 인근 해상에서의 해적공격 횟수는 38% 늘어나는 등 서아프리카 해역에서의 해적활동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해적활동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올해 3/4분기 해적공격 건수는 18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줄었다. 선박 피랍 또한 24척에서 10척으로 절반 이상(58.3%) 줄었다.
세계 해적행위가 크게 위축된 것은 해적활동이 가장 빈번했던 소말리아의 해적행위가 급격히 감소한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해운국들이 아덴만에 해군함정(18개국 43척)을 파견해 해적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데다 선사들도 무장보안요원을 승선시키고 해적피해 대응요령을 이행하는 등 다각적인 해적예방 활동을 벌인 것도 효과를 나타낸 원인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와 달리 서아프리카 해역의 해적행위만은 증가 추세다. 이 기간 동안 선원 피랍의 94%(32명)가 나이지리아 해역에서 발생했다. 올해 9월까지 해적에게 납치된 선원은 모두 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배나 늘었는데 이는 서아프리카 해적에 의한 선원납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해적 활동은 과거의 단순 화물탈취에서 벗어나 선원납치에 따른 석방금 요구로 변화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조직화·흉포화 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해적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선박운항지침 마련하고 운항선박을 24시간 모니터링 하는 등의 ‘서아프리카 해적피해 예방대책’을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국제해사기구(IMO) 회의 등 국제회의에서 서아프리카 해적의 심각성을 적극 제기하고 국제사회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명범 해양수산부 항해지원과장은 “효과적인 해적행위 예방을 위해 해적예방과 대응, 처리 등에 관한 종합적인 법률이 필요하다”며 “선원대피처 설치 등 기존규정을 포괄하는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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