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적에 납치됐다 극적으로 살아난 선장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했다. 2009년 소말리아 인근 바다 위에서 미국 화물선 <머스크앨라배마>호가 해적들에 납치되자 선장이 홀로 인질로 잡혀있다 극적으로 구출된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1년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풀려난 일이 있었다. 당시 선장이었던 석해균 선장은 ‘아덴만의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줬다. 감동적인 이야기지만 해적의 피해를 입은 선원들과 선사들에게는 해적 피해는 어마어마한 비용과 타격을 주는 ‘끔찍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선사들이 보안요원들을 승선시키면서 해적 피해가 줄고 있지만 지속적인 보안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얼마 전 세계 민간해상보안업체(PMSC)로 글로벌 톱 3에 올라 있는 어드반포트의 악셀 튜트켄 영업담당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선주들을 찾아 한국지사인 어드반포트코리아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박규순 전 한국머스크 사장이 이끌고 있는 어드반포트코리아는 8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해상보안업체로서 어드반포트의 경쟁력과 해적 피해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어드반포트는 향후 해외지사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어드반포트 악셀 영업담당 부사장과 박규순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어드반포트에 대해 소개를 달라.
어드반포트는 글로벌 톱3의 민간해상보안업체(PMSC)다. 세계 각처에서 월 평균 약 70~95척의 선박에 해상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상 보안 및 안전에 대한 기술적 자문을 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어드반포트는 동아프리카지역에서 해적들이 활개 치던 시절인 2008년 설립돼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유럽에는 그리스, 터키, 독일 등에 영업사무소를 두고 아시아에는 싱가포르와 일본 그리고 한국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 마닐라에는 해상보안요원들을 모니터링하는 오퍼레이션 센터가 운영 중이며 현재 마닐라 오퍼레이션 센터는 해적행위 발생 빈도가 높은 인도양에 근접한 두바이로 이전을 준비 중이다.
어드반포트는 오랜 해상운송업체 근무 경험을 통한 광범위한 지식을 갖춘 임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영국과 발틱의 에스토니아에는 해상보안요원 채용센터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에 약 400여명의 보안요원을 보유하고 있다.
어드반포트는 전문적인 보안요원을 선발하기 위해 엄격한 채용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보안요원들은 선박에 승선해 항시 전투에 대비해야하므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 등 실제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과 5년 이상의 군복무 이력을 가진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무기 취급 허가와 응급처지 자격증 유무 등의 서류 심사를 거쳐 직접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신용조회도 한다. 현재 보안요원들은 영국과 에스토니아 출신이 대부분이지만 한국에도 훌륭한 군복무를 마친 경험있는 요원 자원이 있어 한국시장이 점차 커진다면 한국인 보안요원을 채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Q.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배경은?
한국에는 주요 해운회사들이 밀집해있고 한국은 전 세계 해운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드반포트코리아는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번 한국 방문은 어드반포트의 기존 고객들과 새로운 고객들을 찾아 한국지사를 소개하고 알리기 위해서다. 박규순 전 머스크한국 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것은 오랜 기간 비즈니스 신뢰와 업계의 경험 덕분이었다.
3일간의 한국방문 일정동안 한국의 주요 벌크, 컨테이너, 탱커, LNG 등 선사들을 방문할 계획이다. 해적들이 출몰하는 위험 지역을 지나는 선박을 가진 모든 선주사들이 어드반포트의 고객이다. 인도양, 페르시아만, 홍해, 아덴만, 서아프리카 등 해적고위험 지역을 지나는 선박은 항상 보안에 신경써야한다.
Q. 소말리아 해적행위가 해적방지활동으로 감소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지난 1년간 동아프리카지역 해적피해에 대한 언론보도가 없기 때문에 해적활동이 줄었다고 여기지만 해적 피해가 줄었을 뿐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해적 피해가 줄어든 것은 선주사들이나 운영사들이 해적 피해에 대비했기 때문이다. 해적들이 승선할 수 없게 철조망을 치거나 아예 사고지역을 피해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선사들이 보안요원을 승선시키면 해적들이 쾌속보트를 타고 납치하려다가도 보안요원을 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도 해적의 위험은 존재하지만 실제 피해가 줄어 해적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다.
서아프리카 지역은 오히려 해적 출몰 빈도가 늘어나고 해적피해도 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해적피해를 입은 선사들이 몇 곳 있다. 기본적으로 동아프리카에 출몰하는 해적들은 선원을 인질로 잡아서 돈을 받아내지만 서아프리카의 해적들은 화물을 타깃으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선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경우가 많아 서아프리카 지역은 특히 더 위험한 지역이다. 가장 해적 활동이 많은 곳은 인도양으로 방글라데시부터 시작해 홍해입구까지 해적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라카 해협의 위험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않아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는 지역이다.
Q. 해적활동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답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간단하다. 바로 보안요원을 승선시키는 것이다. 위험 지역을 지나는 선박에 자격이 있는 보안요원들을 승선시켜 선박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민간보안업체인 어드반포트를 이용하면 해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박의 해적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영국 정부(UKMTO)가 만들어 배포하는 해적피해방지대응요령(BMP4: Best Management Practice4)이 전 세계적으로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책자에는 해적 퇴치 요령이 자세히 나와 있지만 무장요원을 승선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보안요원을 승선시키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Q. 선사들에게는 비용부분이 크게 작용할 것 같은데...
그림을 크게 본다면 비용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막상 선박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해보라. 선원이 인질로 잡히고 선박이 납치되면 보안비용은 큰 부분이 아니다.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위험에 대비해야한다.
어드반포트코리아 박규순 대표와 어드반포트 악셀 튜트켄 영업담당 부사장 |
Q. 향후 지역 확대 계획은?
수치화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글로벌 민간해상보안업체 톱 3에 포함되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제 한국 지사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고객과 만나는 기회를 넓히고 있다. 향후에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 등 아시아 및 기타 해외 네크워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Q. 어드반포트의 강점은?
해상보안업체 중 유일하게 자체 선박을 보유한 회사다. 작업지원선(OSV) 3척을 확보하고 있다. 3척의 선박을 전략적 위치에 배치해 고객의 선박이 보안요원의 승·하선시 제 3자가 운영하는 해상 무기고 (floating armory)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 세관 통과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있다. 또 OSV 선박을 통해 위험지역을 지나는 선박이 보안요원을 승선시키기 위해 항로를 우회하는 일 없이 해상에서 바로 태울 수 있다. 유조선이나 벌크선의 경우는 특히 중간에 기항지가 적은데 항로를 우회하면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박을 통한 해상 훈련이 가능해 실제 해적의 습격을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대부분 육상에서 훈련을 받고 승선해서 대응하지만 육상훈련과 해상훈련은 차이가 크다. 물론 해적과 실제로 전투를 벌이지 않기를 바라지만 습격이 일어난다면 훈련에서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가장 큰 강점은 보안요원들의 훈련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보안요원들은 STCW(Standards of Training, Certification and Watchkeeping) 훈련을 받으며 외상응급 처치 자격증을 취득하고 엄격한 선발 기준과 보안과정을 거쳐 훈련을 하기 때문에 안전한 운항을 지원해준다.
Q. 어드반포트의 향후 비즈니스 전략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어드반포트를 이용하고 신뢰를 쌓고 보안요원들의 자질을 확인받고, 해적으로부터 피해를 방지하는 효과를 보고 다시 우리를 이용하도록 고객사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반응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 할 것이다.
초기에 동아프리카지역의 해적 활동을 타깃으로 그 지역에 중점을 뒀지만 서아프리카에 해적 활동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베냉공화국과 해상보안업체로는 최초로 해적퇴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베냉정부에서도 해상보안에 대해서 어드반포트의 기술력을 인정했다. 베냉 해상지역에서 선박들이 해적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유하고 기술력을 전수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선주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전 세계 해운업계가 어려운 때를 보내고 있는데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 한국의 선사들이 해적의 피해를 입지 않길 바라고 어드반포트의 서비스가 한국 선주나 운영사가 보유 운영하는 선박들이 해적 피해를 방지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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