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책금융기관의 비핵심업무 비중 축소정책의 일환으로 포괄수출금융 등 일반여신을 단계적으로 중단키로 하자 해운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해운기업에 대해서도 수출기업으로 인정해 과거의 수출실적 범위내에서 자금의 용도를 한정하지 않고 일괄 대출해주는 포괄수출금융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수은은 수출실적에 따른 신용대출을 통해 해운기업에 대해 총 168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해운불황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해운기업들의 위기극복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더구나 민간 금융기관들이 해운불황을 이유로 개별 해운기업에 대해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대출을 회수 또는 축소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의 이러한 유동성 공급 마저 끊긴다면 중소 및 중견 해운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27일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통해 민간금융기관이 영위중이거나 시장기능에 따라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는 정책금융 참여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에 따라 포괄수출금융 등 시중은행이 취급가능한 일반여신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14일 금융위원회에 건의서를 제출하고, 수출입은행이 포괄수출금융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건의했다.
협회는 "현재 시중은행들이 해운∙조선∙건설업을 취약 업종으로 분류하여 신규금융을 꺼리고 있고, 기존 금융도 만기 도래시 회수하는 사례가 많은 현 상황에서 과연 포괄수출금융제도와 같은 정책금융을 시중은행에서 취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히고 해운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수출입은행의 포괄수출금융제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를 요청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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