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프마린은 해운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여성파워를 자랑한다. 여직원들이 업무와 영업을 동시에 병행하며 화물의 오더에서 예약 및 핸들링까지 도맡아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업무부 김해옥씨는 그 울타리 안에서 아프리카지역의 화주관리와 응대를 맡고 있다. 선박이 항구에 들어와서 나가기까지 필요한 서류를 화주에게 받아 수출입 진행상의 절차를 서포트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각국의 관련부서와 긴밀히 협조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머스크라인의 자회사인 사프마린은 선대를 투입해 아프리카지역을 중심으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해운선사다. 1999년 머스크에 인수된 이후에도 사프마린이 가지는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를 유지하며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The People Making The Difference!’ 사람이 차이를 만든다는 의미의 이 슬로건은 사프마린이 강조하는 ‘사람 중심적’ 전략이다. 사프마린은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바로 사람이라고 생각해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 사프마린은 고객의 입장에서 말 그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람 중심적의 선사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힘든 것이 소통이라고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소통의 부재는 갈등을 낳기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김해옥씨는 화주와의 소통을 우선순위로 꼽는다. “선사 입장이라고 해서 우리 쪽의 이득만을 쫓는다면 화주는 절대 저희를 찾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가 ‘윈윈’ 하는 방향을 찾아나가고자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그는 화주와 공적인 이야기보다 사적인 이야기를 주로 나눈다. 딱딱할 수 있는 업무 이야기보다 일상생활 이야기를 하며 화주와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특히 그는 화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리스닝’을 주 무기로 삼는다.
“우리 쪽의 절차, 규정을 먼저 얘기하고 맞춰주길 기대하기보다는 화주들의 요청사항이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먼저 듣고 최대한의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화주 분께서 높이 평가해주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의 어릴 적 꿈은 승무원이었다. 여성들이 흔히 꿈꾸는 유니폼과 승무원이라는 타이틀로 관광과를 전공하고 학원도 다니며 꿈을 키웠다. 비록 승무원에 대한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다른 일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결국 고객관리라는 부분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그들의 요구사항을 맞추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한다는 부분에서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김해옥씨는 “안 된다”보다는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화주에게 해결답안을 주고자 한다. 답안이 떠오르지 않으면 개선방법을 찾고자 화주를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작은 문제가 큰 일로 번질 수 있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 분야에서 섬세함은 필수인 것 같아요. 저만의 섬세함을 강점으로 내세워 이 분야에서 최고가 싶습니다.”
김해옥씨는 직장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열정적이다. 내성적이기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의 그는 사람들과 마주하고 부딪힐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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