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정정불안 등으로 지난해 3월 배럴당 124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이후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다가 올해 4월18일 98달러를 기록하는 등 2월 중순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를 시현했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의 하락의 배경에는 세계경제의 회복세 지연 등으로 석유소비가 저조한 가운데 생산 및 재고가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 배경에는 첫 번째로 저조한 석유소비를 들 수 있다. 유로지역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등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지연됨에 따라 세계 석유소비량은 금년 2월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OECD국가의 석유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OECD국가의 석유소비는 금년 들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이후 비OECD국가의 석유소비량이 OECD국가의 석유소비량을 상회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및 브릭스 국가의 석유소비는 꾸준한 반면 유럽 및 일본의 석유소비는 경기 계절적 요인 등으로 비교적 큰 폭 으로 감소했다.
두 번째로 석유생산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석유생산량은 2월 이후 OPEC 및 비OPEC국가 생산량이 모두 늘어남에 따라 5월중 사상 최고치인 일평균 9,007만배럴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지속했다.
OPEC국가는 비OPEC국가의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중반 이후 생산을 감축시켰던 사우디아라비아가 3월부터 생산량을 늘리면서 생산량이 다소 회복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전년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 번째는 수급갭이 생산초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석유소비량이 감소를 지속한 반면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2월 이후 수급갭(소비-생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며 4월부터는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마이너스 상황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석유 재고량도 증가세를 시현했다.
네 번째로 달러화 강세를 들 수 있다. 일본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 확대, 미국경제의 회복세 등으로 금년 들어 달러화가 강세가 지속 되고 있다. 달러화가 강세일 때 달러화로 표시된 국제유가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김명현 과장과 곽준히 조사역은 국제유가 변동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석유 생산량 및 소비량, 석유관련 파생상품 매수 포지션, 국제유가 등 4개 변수로 구성된 SVAR모형을 설정해 추정한 후 역사적 분해(historical decomposition)를 실시했다.
올해 1~2월중 유가가 상승한 것은 자기충격을 제외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국가의 감산 등에 따른 생산충격에 주로 기인하며, 3월 이후 유가하락도 소비충격보다는 생산 및 투기 충격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세계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유수요가 비OECD국가를 중심으로 늘어나겠으나 석유생산량이 비OPEC국가를 중심으로 더 크게 증가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소비는 비OECD국가를 중심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OECD국가는 유로지역이 금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OECD국가는 금년중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높아지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석유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의 양적완화규모 축소 가능성,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지속 전망 등으로 국제석유시장으로의 투기자금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가 변동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 유로지역의 회복이 더욱 지연되거나 중국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유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도 크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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