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는 근해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동량 위축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3년 만에 수입항로 물동량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운임이 약세인 상황에서 물동량까지 감소해 선사들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중국의 내수시장이 부진한 데다 중국에 진출한 공장들도 다른 나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항로 취항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YSLC)에 따르면 2012년 3분기까지 물동량은 188만2천TEU로 2.1% 감소했다. 수입물동량 감소가 전체적인 물량 감소를 이끌었다.
수출화물은 82만2천TEU로 0.6%의 소폭 성장을 보인 반면 수입화물은 106만TEU로 4.2% 감소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수출화물과 수입화물은 24만3천TEU 33만3천TEU로, 각각 8.1%, 1.2% 감소했으며 2분기엔 26만3천TEU 37만1천TEU로, 5.8% 5.9% 감소했다.
3분기 들어선 수출화물은 신장한 반면 수입화물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3분기에 수출화물은 31만5천TEU로 15.7% 성장했으나 수입화물은 35만5천TEU로 5% 감소했다.
수입항로 물동량이 마이너스 성장한 건 2009년 이후 3년 만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운업계를 강타한 2009년에 한중항로 물동량은 수출과 수입항로에서 각각 36.1% 2.5%의 감소폭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다 올해 다시 하락세로 꺾였다.
물동량은 4분기 들어서도 이렇다 할 상승 반전의 기미를 보여주지 못했다. 상승세를 타야할 성수기임에도 오히려 3분기보다도 약세를 띠었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4분기엔 물량을 제대로 실어나른 날이 별로 없을 정도”라며 “10월은 그나마 월말에 물량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1월과 12월은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는 기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서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은 이어졌다. 지난 2010년 상반기 가이드라인 운임제 도입 이후 이렇다 할 운임회복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던 터라 선사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된 까닭이다.
선사들은 올해 상반기에 한중항로 BAF 인상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수입항로 BAF는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160달러에서 190달러로 인상됐으며 수출항로 BAF는 100달러(중국 도착지 기준 640위안)가 적용됐다.
일반화주들의 경우 90% 이상의 성공을 보였으며 대형화주 대상으로는 목표액의 절반만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끌어냈다.
선사들은 하반기에 2단계 운임회복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선사들은 물동량 약세로 시장의 수급균형이 깨진 가운데에서도 운임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은 지난 8월30일 중국 칭다오 샹그릴라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가졌다. 회의 목적은 운임회복이었다. 국적선사들은 천경해운을 제외하고 본사 임원 또는 팀장을 회의에 참석시켰다. 그만큼 선사들에게 한중항로의 운임회복은 핵심 키워드였다.
선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수출항로에서 유가할증료(BAF) 징수율을 높이는 한편 수입항로에서 마이너스 운임을 없애는 데 합의했다. 노선별로 운임인상 폭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을 따져 봤을 때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항로는 50달러, 수입항로는 100달러가량 인상하는 안이었다.
선사들은 9월15일부터 2차 운임회복에 들어갔다. 한중 양국의 최대 명절인 추석과 국경절이 올해엔 공교롭게도 시기적으로 맞물린 터라 연휴 전 밀어내기 물량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이때를 운임회복의 적기로 점찍었다. 하지만 운임회복 성공률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원인은 물동량 약세 때문이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운임회복은 중국 국경절 전 밀어내기 물량을 염두에 두고 실시됐는데, 올해는 물량 특수가 실종됐다”고 전했다.
시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쟁항로 개설은 계속 이어졌다. 한진해운과 중국 EAS인터내셔널쉬핑(達通國濟航運)은 경인항과 중국 칭다오 톈진을 잇는 컨테이너항로를 2012년 2월과 5월 각각 개설했다.
TS라인은 7월에 북중국-인천 노선을, 남성해운은 12월에 평택-다펑 노선을 각각 열었다. 올해 인천·평택 기점의 한중항로 항권을 확보한 천경해운은 중국 타이창과 장강을 후보지로 항로 개설을 준비 중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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