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G에세이/ 항구와 배 “그리고 부두는 언제 잠드는가”

서대남 편집위원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도선사의 면책범위가 넓어 객관적으로 보기엔 도선사의 지위가 월등하여 선주나 선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많은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근간 도선사 입장에서는 상대적 열위에 있다고 판단, 도선사 민사책임 제한의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앞서 밝혔던 바와 같이 일정 규모 이상의 선박이 항만을 드나들 때에는 안전 입출항을 위해 도선사를 강제적으로 태우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도선법 제20조 1항에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이 법 20조 2항에서는 강제도선 면제 규정을 따로 두고 있고 또 이 경우 강제도선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이 법 시행규칙 제18조에 명시하고 있다.

강제도선 규정의 적용을 받는 대상선박을 보면 대한민국 선박이 아닌 선박, 즉 외국선의 경우 500총톤(G/T:Gross Tonnage)이상, 국제항해에 취항하는 우리나라 선박으로서 총톤수 500총톤 이상의 선박, 그리고 국제항해에 취항하지 않더라도 2,000총톤 이상 크기의 우리나라 선박도 그 대상으로 되어있다.

강제도선 규정은 도선 비용을 줄이려는 선주나 선사의 입장과 도선협회 및 입출항 선박의 절대안전을 확보하려는 항만당국과의 실랑이 요인이 되기도 한다.

70년대 초반 필자가 사용자측 입장에서 선사측 도선업무의 실무책임자로 근무할 때 면제규정 법 조문의 해석을 두고 논란을 빚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해 항만에 당해 선박을 일정 횟수 이상을 입출항한 경우 강제도선을 면제하는 조문을 두고 ‘당해 도선구’에 ‘당해 선박’을 ‘일정 횟수’ 이상 드나든 경우의 면제란, 그 적용을 ‘바로 그 선박만’으로 하느냐 ‘그와 유사한 선박까지’를 포함해서 해석하느냐를 두고 도선사측과 선사측 그리고 해운당국 등 3자가 연일 회의를 거듭한 기억이 새롭다.

모두가 법규정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러나 당해 법령 해당 조문의 문리적(文理的) 해석상 ‘그 선박’이라고 규정함은 선장이 입출항시 과거에 승선한 ‘바로 그 선박’만이 이에 해당하지 그와 유사한 크기의 선박을 타고서는 아무리 입출항 빈도가 잦아도 강제도선을 면제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필자가 알기로는 당시 우리나라의 각종 법령이 거의 다, 특히 해운의 경우는 일본이 월등히 앞선 선진해운국이었기 때문에 해상운송 관련 법령을 비롯하여 선박안전이나 개항질서, 도선 등등 해사관련 법령 거의가 일본법의 복사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때였다.

‘그와 유사한 선박’을 주장하는 이용자와 ‘그 선박’ 즉 ‘바로 특정 어느 선박만’을 타고 일정 횟수 이상 입출항한 경우로 협의 해석을 하는 도선협회측이 다투다 보니 같은 항만 같은 선종 비슷한 사이즈의 선박을 수없이 타고 입출항 한 선장도 강제도선 면제를 받기가 어려워서 야기된 문제로 매번 실랑이를 벌이곤 했었던 것이다.

현행 도선관계 법령이 정하는 강제도선 대상 선박과 강제도선이 면제되는 선박의 면제조건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ㅇ 강제도선 대상선박(도선법 제20조제1항)

- 국적선이 아닌 선박으로서 총톤수 500톤 이상의 선박
- 국제항해 취항 총톤수 500톤 이상의 국적선
- 국제항해 취항을 않는 총톤수 2,000총톤 이상 국적선

ㅇ 강제도선의 면제(도선법 제20조제2항)

- 선장으로서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횟수 이상 당해 도선구에 입출항하여 안전하게 입출항 할 수 있다고 국토해양부장관이 인정하는 자가 법 제20조 각호의 규정에 의한 선박중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선박을 운항하는 경우

ㅇ 강제도선의 면제조건(도선법 시행규칙 제18조)

- 면제를 받고자하는 선박의 총톤수를 기준으로 30퍼센트의 범위안에서 크거나 작은 선박에 승선하여 동일한 도선구에 4회(위험물 적재의경우 8회) 입출항 하는 경우
- 강제도선을 면제받은 당해선박의 총톤수 보다 작거나 30퍼센트의 범위 안에서 큰 선박에 옮겨 승선하는 경우
- 당해 선박 또는 당해 유사 선박에서 하선한 후 3개월 이상, 당해 도선구에서 출항한 후 1년이 경과한 경우 면제 신청일로부터 소급하여 1년 이내에 2회이상 강제도선한 경우 <계속>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