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원아! 제원이 소원은 뭐야?”6살짜리 첫째딸에게 물었습니다. “두가지가 있는데요 ‘아빠가 요새처럼 매일 매일 집에 들어오는 거’랑 ‘편지 답장받는 거’예요.” 아내에게 질문하니 아이들이 뛰어다닐 수 있는 단독주택으로 이사가는 것이었습니다. 음 그렇군. 그런데, 나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니 “홋카이도 어쩌고저쩌고… 자동차 부품 어쩌고 저쩌고…” 저의 소원에는 가족이 쏙 빠져있었습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1년에 3분의2 정도를 출장생활을 했던 저에게 굉장히 가슴 아픈 딸아이의 소원이었습니다. 퇴근해오면 가끔 신발장에 예쁘게 접혀 놓여있던 “아빠 사랑해요”라는 한줄짜리 색종이 편지를 딸아이는 답장을 기다리며 써왔던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제원이에게. 너의 유아시절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 몇 주 만에 집에 들어와 스케치북에 그려진 가족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아빠는 한 귀퉁이 끝에 조그마하게 그려 놓았었지. 그때 아빠는 빨리 제원이랑 같이 목욕하고, 책 읽어주며 같이 잠드는 아주 평범한 일상을 꿈꾸었고, 드디어 작년부터 아빠랑 목욕을 시작했지.
이제는 아빠그림도 가운데에 가장 커다랗게 그려주니 아빠는 너무너무 기쁘단다. 이제 제원이 소원 한가지는 이루어졌으니 나머지 답장이 남았구나. 지금껏 제원이 편지를 10통 정도는 받은 것 같은데, 아빠는 이제야 답장을 보낸다.
제원이가 답장을 기다리며 예쁘게 접어서 써 내려간 색종이를 보고 기뻐할 줄만 알았지 너의 소원을 알아채지 못해 미안하구나. 이제 조금더 제원이랑 대화를 많이 해야 겠어. 제원이가 크면 볼수 있게 편지도 자주자주 쓰도록 할게.
사랑한다. 제원아 딸아이인 네가 아빠와 함께 몇 살까지 목욕할수 있을까 고민하며, 아빠가…<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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