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5-02 11:44
올들어 미주와 구주지역 취항선사들이 운임회복을 단행하면서 하주들과 마
찰을 빚고 있어 선하주간 동반자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특히 5월
부 북미수출항로의 경우 대폭적인 운임회복으로 하주들은 해상운송물류비
급증에 따라수출상품의 채산성이 전무해 수출에 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반
발하고 있고, 선사측은 한국 해운시장의 운임이 워낙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대폭적인 운임회복이 없이는 선사들이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게 어쩔
수 없는 사안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적선사 관계자들은 국내하주들이
국적선사의 운임인상 자제만을 요구하는 자세에 대해 다소 불만을 터뜨리
고 있다. 수출업체 나름대로의 주장도 이해는 가지만 해운시장의 해상운임
은 국적선사에 의해서만 그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시장의 수요와 공
급원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국적선사에 대해서만 특히 운임인상자제를
요청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물론 국내하주들이 믿을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부분이 국적선사라는 측면을
감안할 때 이해도 되고 안타까운 심정도 들지만 그동안 채산성에 한참 밑
도는 운임을 올려야 하는 선사들의 입장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 선
사 관계자의 얘기다.
운임이 큰폭으로 하락해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을 시에 하주들은 시장상황을
거론하며 국적선사들에게 운임인하를 꾸준히 관철시켜 왔으나 국적선사들
의 대외경쟁력 및 채산성에는 그다지 큰 관심조차 없었다는 것 또한 이를
잘 증명해 주는 한 단면이 아니겠느냐고 선사측은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적선사나 외국선사 모두 운임인상을 할 때는 신중의 신중을 기하고 있다
는 것이다. 그만큼 경기여건이나 선하주 관계를 충분히 저울질 한 다음 운
임인상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한국 해운시장에서의 국적선사의 운임인상은
특히 우리나라 하주들의 국제경쟁력등을 무시한 채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아
니지만 기업이 경영상 큰 애로를 겪고 있을 시 해운회사도 매출을 로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운임인상을 불가피하게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순수한 서비스 용역을 통해 달러를 벌어들여 무역외수지 개선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국적외항선사들의 존재의미를 하주들이 정확히 인식
하고 있다면 먼저 국적선사들의 불가피한 운임회복 방침을 이해해 주는 것
이 외화 획득 및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해운업이 대외 경쟁력을 갖게 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선사관계자들의 주장도 음매해 볼 필요는 있다.
운임회복, 운임인상 이들 단어 자체만으로도 선사와 하주간의 신경전은 대
단하다. 선사들은 그간의 바닥권 운임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고
하주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인상이 웬말이냐는 반박이다.
그러나 운임을 인상하는 선사쪽이나 이를 못마땅히 여기는 하주들 쪽 모두
선하주가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재인식하고 우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
이 앞섰으면 하는 바램이다. IMF체제하에서 우리나라 선사나 하주 모두 어
려운 처지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고 보면 양자가 협상력을 발휘하며 바람직
한 선에서 흥정이 이루어졌으며 한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