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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함부르크항만청 한국대표 |
●●●정기선 컨테이너 사업을 하려면 일단 값비싼 컨테이너선을 직접 투입하여 운영하는 자본집약적 산업, 즉 대자본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사업이라 여기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다.
하지만 거대자본이 없이도 정기선 컨테이너 해상운송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이 바로 ‘NVOCC (Non Vessel Operation Common Carrier)’인데 이는 컨테이너선의 투입 없이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를 칭하는 말로 ‘무선박운송인’ 또는 ‘비선박운항업자’라고도 한다.
컨테이너운송사업의 세일즈 전략을 흔히 말하길, “20%의 인력으로 80%의 고정화물을 끌어 오고, 80%의 인력으로 20%의 유동화물을 끌어 온다”고 한다. 이 말은 고정화물의 확보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말도 되지만 동시에 항차마다 유동화물을 끌어오는 일이란 그렇게 어렵다는 뜻도 포함하니, 결국 항차마다 소석률 100% 달성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말도 된다.
어차피 정기적인 서비스에 대한 운항원가는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선사의 입장에서는 싼 운임이라도 다량화물이라면 일단 확보하려고 혈안인 이유가 이렇게 화물이 없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비수기를 포함하여 성수기에도 대량화물을 가지고 있는 화주는 비수기화물을 미끼로 성수기 때의 운임도 싸게 계약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데 바로 이 점을 노려 선사를 상대로 일정선복의 연중운임을 싼 값에 계약하여 상당부분은 자기화물로 충당하고, 나머지 선복은 타인의 화물로 채워 영업을 하는 사업자가 바로 NVOCC인 것이다. 이렇게 계약한 선복은 매우 저렴하여 성수기에는 컨테이너선 업체가 제공하는 운임보다도 싼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렇듯 대량 화주에 대한 특별할인율은 해운업계에서 성행하는 일로 정기선의 신고운임제를 엄격히 준수하던 미연방해사국에서도 대화주에 대한 차별운임제는 소위 ‘Time Volume Contract’라 하여 인정해 줬고 지금까지도 대화주들은 이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벌기업체들은 저마다 자회사로 물류회사를 가지고 있다. 이 물류기업들은 저마다 글로벌삼자물류업체를 표방하고 해외영업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들은 모회사의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연중 막대한 해상화물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이 물량으로 NVOCC, 즉 선사에게 다량 구입한 저렴한 선복으로 타인화물에 대하여 해상운송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얘기지만 지금까지 보유대량화물의 이점을 자기화물에게만 적용시켜 싼 운임을 영위할 뿐 NVOCC까지 영역을 넓힌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는 화주국이니 이를 밑짐으로 하는 재벌급 글로벌 3자물류회사는 우리나라의 물류업을 세계적인 물류업체로 성장시킬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 막대한 해상화물을 무기로 저렴한 선복을 확보하고 이용하는 삼자해상운송사업이 일어나야 한다.
이 개념은 해운선사와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생하는 방법이고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류업체인 쉥커나 퀴네앤드나겔 등은 모두 NVOCC계의 큰 손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 화물배경이라면 이런 규모의 회사가 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입지를 굳힌 삼성이나 LG가 나온 나라인데 이들의 화물을 배경으로 한 물류업계에서 이것쯤 가능하지 않겠는가?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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