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1 12:04

동유럽 경제 구조적 취약…해외경제에 지나친 의존성 기인

문제점 해결 안될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 어려울 전망
동유럽 국가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간 대규모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 왔으나 최근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서유럽 등 해외경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 우수한 인력의 유출, 사회주의적 요소의 잔재 등 동유럽 경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취약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구미경제팀의 박경훈 조사역은 보고를 통해 이런 동유럽 국가들의 구조적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서유럽 경제의 회복에 따라 일시적으로 경기가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동유럽 국가들의 2009년 성장률은 -4.3%로 신흥개도국중 독립국가연합(-7.5%) 다음으로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기부진의 여파로 인한 신용등급하락, 외채상환 불능 등으로 일부 동유럽 국가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수혜받았다.

2008년 이후 세계경제 전체가 극심한 불황을 경험하기는 했으나 특히 동유럽 경제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게 나타난 것은 이들 경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취약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취약점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동유럽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경로를 밟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 조사역은 동유럽 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성은 서유럽 등 해외경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 때문에도 기인한다고 밝혔다.

산업측면에서 동유럽은 토착기업이 적고 기술 경쟁력도 떨어지는 등 자체 산업기반이 취약해 90년대 중반 이후 해외직접투자(FDI) 촉진책을 통해 서유럽 기업들을 대거 유치했다.

교역측면에서는 동유럽은 부품, 중간재를 생산해 서유럽에 수출하는 분업구조를 형성했다. 1980년대 30∼40%대에 머물렀던 對EU 수출비중이 2000년대 들어 70%대까지 크게 상승했다.

수출품목은 대다수 국가에서 기계·운송장비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화학, 철강 순이다.

자본이동측면에서 동유럽으로의 외자유입은 2004년 이후 다수 국가가 EU에 가입하면서 급증했다. FDI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2006년 이후에는 대출 형태의 자금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동유럽으로의 자본유입은 현지에 대거 진출한 서유럽 은행들을 통해 이뤄졌다.

취업을 위한 서유럽 이주자가 늘어나면서 의사, IT 전문인력 등 고급 인력 뿐 아니라 건설근로자, 수리공 등 미숙련 저임 근로자의 유출도 확대됐다.

또 체제전환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체제 운영 미숙, 비대한 공공부문, 부패 만연, 인프라 부족 등 사회주의적 요소가 잔존해 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저해했다.

동유럽 독자적 생산능력 확보 못해

동유럽 경제가 90년대 중반 이후 10여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은 자체적인 성장기반이 없는 가운데 대외자본 유치 등을 통한 성장전략에 의존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동유럽 경제는 독자적인 국내 생산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산업, 교역, 자본이동의 모든 측면에서 서유럽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체질이 굳어진 데다 국내 경제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핵심두뇌가 유출되고 사회주의적 잔재가 남아 있는 등 많은 취약점을 갖고 있다.

박 조사역은 향후 동유럽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산업생산능력의 확충 및 경쟁력 향상, 금융시장의 선진화, 자본주의 체질 강화, 인재 육성 등을 통해 서유럽 경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부문의 구조개혁 및 투명성 제고, 부패 근절, 인프라 구축 등 사회주의의 잔재를 청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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