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9 11:01

안정-불안정 요인 반복적 발생으로 환율 불안

달러 캐리 트레이드, 위앤화 절상 등 환율 영향 주 요인
●●●올해 들어 원화 환율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월 11일 원/달러 환율이 2008년 9월 22일 이후 1년 4개월 이래 최저치인 1,110원대로 하락한 후 22일에는 1,150원대로 다시 급등했다.

원화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주요국 통화에 비해 강세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안정됐다. 올해 들어 원화는 주요 20개 통화 중에서 멕시코 페소화, 러시아 루블화 다음인 3번째로 높은 절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영식 수석연구원은“최근 환율불안은 대내 요인보다 대외 요인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면서 “대외적으로 안정요인인 미 연준의 초저금리 유지, 불안요인인 유럽 재정 위기 우려, 중국 금융긴축, 미국의 금융규제가 번갈아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09년 12월 중순 이후 약세를 보이던 달러 가치가 1월 중순 이후 중국의 금리인상 우려, 미국의 금융규제 소식 등으로 다시 강세로 반전했다. 2009년 12월 이후 미 연준 관계자들의 거듭된 초저금리 유지발언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되며 달러는 약세로 반전했다.

미 연준 이사 듀크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낮은데다,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가계와 중소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향후 상당기간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중국인민은행은 작년 1월 지준율 인상, 통화안정증권 발행금리 인상, 대출증가 억제방안 발표 등 긴축조치들을 시행했다. 올해 1월 21일에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기관의 위험투자 규제 등 금융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대내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 한국기업의 양호한 실적, 무역수지 흑자 지속 등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은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폴란드 다음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재정건전성도 최근 그리스와 스페인이 재정부실로 국가신인도 하락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또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지속과 원화의 저평가도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9년 무역수지 흑자는 404억달러로 종전 최대치인 390억달러를 상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여건에 따라 원화 환율이 변동했지만 양호한 한국경제 펀더멘털로 인해 원화 가치는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안정된 모습이다.

대외여건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와 역외에서의 외국인 원화거래 경로를 통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양호한 한국경제 펀더멘털로 인해 달러 강세시 원화가 대폭 강세를, 달러 약세시 원화가 소폭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환율의 향방을 예상하기 위해선 글로벌 달러화와 원화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줄 수 있는 주요 대내외 요인을 진단하고 전망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외요인 중 글로벌 금융리스크 요인인 달러 캐리 트레이드, 세계경제 불균형 이슈와 관련된 위앤화 절상이 향후 환율 흐름의 결정에 중요한 변수다. 미·중의 금리인상, 유럽 재정위기 우려, 미국의 금융규제 등을 포괄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달러가치, 국제자본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위앤화 절상 이슈는 달러보다 원화 등 아시아 통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대내 요인으로는 달러화 공급 여건을 보여주는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 조선 수주가 주요 변수다. 국제 수지내 자본거래 항목 중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는 국내 달러 수급과 함께 역외에서 외국인의 원화 매수 강도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경상거래 항목 중 조선수주는 수출 통계에 잡히지 않으면서도 외환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변수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정, 달러 금리의 하락 등으로 2009년 4, 5월 이후 확대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차입형과 비차입형 등 유형에 상관없이 모두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달러지수 선물의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도 2009년 5월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달러지수 선물의 투기적 포지션이 리먼 사태 당시부터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된 2009년 5월부터 순매도로 반전했다. 달러캐리 트레이드의 발생 및 확대는 안전자산 선호현상 약화, 미국의 초저금리 등에 기인한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상당기간 미국의 초저금리 유지, 세계 경제의 회복세 등으로 확대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경제도 전반적으로 화복세를 보이고, 특히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도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확대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미·중의 금리인상 기대감,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 미국의 금융규제 시행 등이 제기될 경우 일시 부분적으로 청산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캐리 트레이드의 본격적인 청산은 과거 사례를 볼 때 대폭적인 금리인상, 국제금융시장의 연속적인 불안이 발생하는 경우 현재화된다는 점에서 올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위앤/달러 환율은 2008년 9월 이후 달러화에 고정된 상태가 지속되고 위앤화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두드러진 약세를 시현하고 있다. 위앤화 가치가 달러 대비 고정된 것은 2005년 이후 대폭적인 절상을 보인 것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위앤화 절상률(달러 대비)은 2005년 3%, 2006년 2.7% , 2007년 4.8%, 2008년 9.5%로 위앤화가 매년 꾸준히 절상해왔다. 이로인해 위앤화 가치는 주요 통화에 비해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외적으로 위앤화 절상 압력이 고조되고 대내적으로 위앤화 절상을 위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향후 위앤화는 2010년 상반기 중 절상이 시작되고 이후 점진적인 절상 기조를 보일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위앤화는 2009년에 비해 평균 기준으로 2% 정도, 연말 기준으로 3~4%의 절상이 예상된다. 위앤화 절상은 과거와 같이 금융긴축조치를 시행한 후 그 효과를 지켜보고나서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위앤화는 구매력평가(PPP)기준으로 16% 정도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위앤화가 최대 49%까지 저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3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0년 연간 전체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액은 작년에 비해 줄어들지만 유입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의 경우 한국 증시의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기대감, 국내 주가의 상대적 저평가 등으로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기대된다. 채권시장의 경우 국내 재정거래 유인, WGBI 편입 기대감 등을 통해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신규수주 가뭄, 기존 수주 취소 등으로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던 조선업체 수주가 최근 들어 개선됐다. 2008년 하반기부터 수주가뭄에 시달리던 조선업체의 수주가 2009년 4분기 이후 재개되고 있다. 작년 4분기 수주액이 70억달러로, 1~3분기 수주액인 25억달러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올해 조선업계 수주는 작년에 비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수주액은 약 100억달러를 기록한 2009년보다 많은 4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경제 회복세, 고유가, 조선업계의 적극적인 수주노력 등에 기인한다. 올해 조선업계 수주가 재개되더라도 2007년의 973억달러, 2008년의 595억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동일한 규모를 수주하더라도 일부 조건부 수주, 일부 업체의 헤지비율 인하 등으로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는 과거에 비해 약화될 전망이다.

4대 요인을 분석한 결과 향후 원화는 강세요인이 우세할 전망이다. 위앤화 절상과 조선업 수주 확대는 일방적으로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와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에 영향을 주지만 일부 청산 또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원화가 일시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2010년 원/달러 환율은 1,100원이 그대로 유효할 전망이다. 반기별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의 금리인상 논란으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단행된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미국의 쌍둥이 적자, 국내 달러 공급 우위 등 펀더멘털 요인에 의해 환율이 결정될 전망이다.

올해 전체로 원/달러 환율은 위로 튀어오르는 상방 리스크보다 아래로 떨어지는 하방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욱 높을 전망이다. 최근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우려, 중국의 금리인상 우려, 미국의 금융규제 가능성 등으로 다시 안전사잔 선호현상이 나타나며 달러는 강세, 원화는 약세로 반전했다.

이런 금융불안요인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파국으로 가기보다는 간헐적인 불안요인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긴축 기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경기 급랭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증시 조정 등이 나타나면 금융 긴축 강도를 약화하는 등 한발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원화가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점도 향후 원화의 강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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