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7 11:22

"DP월드, 모회사 모라토리엄에 포함안돼"

두바이 정부 밝혀
두바이 국영개발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대상에 3위 항만운영사인 두바이포트월드(DP월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바이 정부는 25일(현지시간)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을 내년 5월 말까지 6개월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두바이월드의 부채규모는 220억달러 가량으로, 지불이 늦춰진 채무엔 두바이월드의 건설 부문인 나킬이 발행한 40억달러의 수쿠크(이슬람채권)도 포함돼 있다. 나킬은 두바이의 상징인 인공섬 팜 아일랜드를 개발하고 있다.

2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두바이 정부는 "두바이월드의 채무조정안에 자회사인 DP월드와 이 회사 부채는 배제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두바이 정부의 결정은 수익을 내는 기업인 DP월드를 보호하고 주주들에게 부실기업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DP월드는 세계 31개국에서 49개의 항만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12개터미널을 새롭게 짓고 있다. 우리나라 부산 신항에도 6개 선석을 운영중이다.

두바이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DP월드가 진출해 있는 해외 항만에선 불안감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DP월드가 시드니를 비롯해 멜버른,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퍼스 등 5곳의 항만에 진출해 있는 호주에선 두바이월드의 채무재조정 과정에서 DP월드 매각가능성이 높아 항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호주 물류기업인 톨홀딩스 이사 폴 리틀은 "DP월드 소유 호주 항만 지분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기는 하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틀은 "싱가포르나 홍콩의 투자자들이 호주 항만 지분에 관심을 둘 만하지만 이번 두바이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인수에 적극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DP월드는 지난 2004년 미국 CSX월드터미널, 지난 2006년 영국 P&O포트사를 연달아 인수하며 일약 세계 3위 항만기업으로 도약한 뒤 빠른 발전을 거듭해왔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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