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7 17:30

러시아 석유수출 사우디를 앞질러

사우디보다 일일 생산 40만배럴 많아
올 2분기 에너지 수출통계에 의하면, 소련이 붕괴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석유수출량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앞섰다. 러시아 에너지부에 따르면, 금년 2분기 석유 및 석유가공제품 수출량은 740만BDP(barrels/day)를 기록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및 석유가공제품 수출은 700만 BDP을 기록했다. 2008년 12월, 이고르 세친(Igor Sechin) 부총리가 OPEC에 석유감산을 약속할 때만 하더라도, 전세계 투자가들은 러시아 석유수출이 2009년도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시베리아 지역의 신규 광구에 대해서 세금우대 조치를 취하고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69달러선을 확보하면서, 룩오일(LUKoil)과 TNK-BP는증산조치에 들어갔다. OPEC의 석유 감산정책을 지지하면서, 국내에서는 석유 증산을 지원하는 러시아 정부의 이중적 태도는 논란이 되고 있다. OPEC은 지난해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OPEC 설립 이후 사상 최대규모의 감산을 결정했고, 감산규모는 420만BDP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275만BDP 규모의 감산을 실시하면서, 폭락한 유가조정에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러시아는 2009년 8월에는 석유생산량이 전년동기 대비 1.3% 상승한 997만BDP 수준을 유지했고, 대외수출 또한 5.9% 늘어났다. OPEC 회원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시장의 질서를 깨뜨리는 스포일러(Spoiler)로 비춰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로서는 OPEC 회원국과는 달리 적정 가격이 회복된 시점부터는 석유 생산을 늘려서 자금을 확보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입장이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사회적 동요와 일반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을 돌이켜 보면, 현재 러시아 정권의 기반은 에너지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산업구조에 얽매여 있다. 2008년 12월, 국제유가가 40달러 대로 폭락했을 때, 푸틴총리는 부총리인 세친을 OPEC에 파견하고, 러시아는 이미 35만BDP 가량 수출량을 줄였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석유 감산을 하지 않았으며, 대외적으로 OPEC의 석유정책에 동조하는 듯한 제스츄어만 취할 뿐이었다. 이후에도 세친은 공공연하게 석유와 가스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석유회사, 가스회사에서는 되려 생산량을 증가하는 이중 플레이를 펼쳤다. 결과적으로 대외 비난을 감수한 이중 플레이로 러시아는 또다시 오일머니를 이용해서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듯 보인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채굴량과 수출량을 늘인 러시아로서는 신규 광구 개발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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