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6 13:30

해운업계, 유동성확보에 사활 걸어

2006년 이후 강한 물동량 증가세에 힘입은 수급구조 개선으로 인해 2008년 상반기까지
만 해도 전반적인 해운업황이 양호한 수준을 견지하였다. 비록 지난 수년간 시황 개선세
와 더불어 신조 선박이 대규모로 발주되면서 중장기적으로 공급 초과의 수급불균형이 심
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세계 경제성장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 증가세 및 시황 변동
에 따른 해운업체들의 탄력적 선복량 조정 등을 통해 해운시황의 연착륙을 전망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예상치 못한 수요 쇼크가 발생하면서 시황이 급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주요선사들(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
오션, SK해운, 대한해운, 유코카캐리어스 등 총 6개사)의 최근 분기별 영업실적을 살펴보
았다. 이에 따르면 해운시황이 급락한 2008년 3/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매출액이 급감하고 있으며 영
업수익성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금년 1/4분기 기준 6개 선사들의 매출은 약 43
억달러로 2008년 3/4분기 수준의 절반 가량에 그치고 있으며, 10% 안팎의 양호한 수준
을 유지하던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도 크게 하락해 적자로 반전됐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해운시황이 급락하면서 해운
업체들의 사업 및 재무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08년 12월 발표한 ‘ 2009
Industry Credit Outlook : 해상운송’을 통해, 해운업체들의 등급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주요 신용이슈로 세계 실물경기의 회복 시기, 산업내 구조조정을 통한 선복공급량 조정
수준, 시황 악화에 대한 선사들의 대응력 수준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 6개월 동안
조선.
해운산업의 동향과 개별 해운업체들의 영업실적 및 전략적 대응 추이 등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한국기업평가의 해운업 평가방법론에 비춰 해운업체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압력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운업체들의 최근 실적 동향과 전망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한국기업평가의 해운업 평가
방법론 개요와 신용등급 분포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해운업체에 대한 신용평가는 신용위험을 구성하는 양대 축-사업위험과 재무위험-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이루어지며, 당사는 해운업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여 개별 업체들을 평가
할 때 11개 항목을 평가지표로 선정하고 있다. 즉, 사업 측면에서는 매출규모, 자산규모,
선종구조, 고정거래처, 운항효율성 등 5개 항목을, 재무 측면에서는 수익성, 커버리지, 재
무융통성, 재무안정성 등을 나타내는 6개 항목을 주요 핵심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또
각 평가지표 별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신용등급을 산출하게 된다. 한편, 정량적 지표의
경우, 산업의 경기변동을 반영해 최근 5개년의 평균치를 적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유효등급을 보유중인 6개 해운업체들은 국내 수위권의 선사들로서 주력 선종에서의
세계적인 시장지위, 신용도가 우수한 장기 고정거래처 확보 등을 바탕으로 A급을 형성하
고 있어 편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국내 주요 선사들은 해운시황이 호조세를 보인 2004~2005 기간 동안 양호한 영업
실적에 기반해 차입금을 순상환하며 재무적 완충력을 확보했는데, 이후 양호한 시황
전개에 힘입어 선박투자를 확대하면서 다시 전반적인 재무레버리지가 높아졌다. 이에 해
운업체들은 영업레버리지를 높여 영업상 창출현금 규모를 크게 확대시킴으로써 대응하였
다. 이렇듯 지난 수년간 전반적인 해운시황의 호조세 아래 한진해운, 현대상선 및 SK해운
의 경우, 사업기반 강화에 따른 시황대응력 개선, 영업현금창출력 제고 등을 통해 신용등
급이 상향 추세를 보였다.


최근 전반적인 해운업체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저하되는 추세이나, 개별 선종 별로는 다
소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즉, 탱커선 및 자동차선 부문의 실적은 다소 안정적인
반면,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 부문의 실적은 시황 변동에 따라 가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장기 추세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의 최근 실적
동향에 대한 보다 상세한 비교 분석을 실시하였다. 한편, 상이한 시황 전개, 경쟁구도 차
이 등에 기인하여 선종 별로 차별화된 선대구조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선종별 선대구조
는 시황에 대한 전망과 함께 향후 해운업체들의 사업리스크 및 실적 방향을 가늠하는 데
유의한 잣대로 판단된다.

향후 선복량 수급구조에 근거한 해운업황 전망과 주요 외생변수의 동향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해운업체들의 실적은 저조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판단되며, 선종 별로는 컨테이
너선과 건화물선 부문의 영업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한편, 현재는 건화물선의 실적이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황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건화물선 대비 컨테이너선의
사업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코카캐리어스를 제외한 5개 선사의 영업실적을 선종 별로 나눠 살펴보면, 시황 침체
로 인해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의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사업 위험이 확대된 모습
을 볼 수 있다. 반면,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로 인해 최근 유조선 운임지수
(World Scale, WS)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탱커 부문은 예년과 비슷한 영업실적
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WS가 탱커 부문의 전반적인
시황을 대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과 WS의 고유한 산출 방식에도 일부 기인하
지만, 주로 탱커선 부문의 특성상 타 선종 대비 안정적인 고정거래처 비중이 높기 때문으
로 분석된다.

5개 선사의 탱커 매출에서 원유 및 LNG 수송 관련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
데, 이들 에너지 자원은 수요 탄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 대형 정유업체와 한국가스
공사(KOGAS) 등 주요 화주들은 안정적인 수송을 원하게 되고, 이는 곧 해운업체와의 장
기운송계약으로 연결된다. 한편, 국내 LNG 수입을 독점하는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해운업
체와 전용선계약을 통해 대부분의 LNG를 공급 받는데, 전용선계약의 운임은 자본비(선박 한편
컨테이너선 및 건화물선은 각기 정기선과 부정기선으로 통칭되는 속성상 경쟁 양상이 서
로 다르게 전개되며, 컨테이너선이 대형선사 및 전략적 제휴(Alliance) 그룹으로 구성된
과점적 시장인 반면, 건화물선은 가격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완전 경쟁시장의 특징을 보
인다. 그러나, 컨테이너선의 경우에도 건화물선과 같이 업황에 따라 영업실적이 결정되며,
이는 기본적으로 차별화가 힘든 운송서비스 특성상 해운선사들의 가격협상력이 화주들에
비해 열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기선사들이 선대 대형화, M&A, 전략적 공동제휴 등
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것도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운항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함
이다.


2000년대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의 실적 추이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EBITDA마진은 서로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매출규모는 컨테이너선이 건화물선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모습이었으나, 2006년 이후 이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즉, 건화물선의
영업실적이 컨테이너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개선세를 시현하며, EBITDA마진의 경우,
건화물선이 컨테이너선에 비해 약 8%p 정도 상회하는 한편, 2008년도에는 건화물선 매출 규
모가 컨테이너선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2009년 들어 건화
물선의 실적이 컨테이너선에 비해 크게 악화되면서 다시 반전된 상황이다.

수급구조가 타이트해지면서 건화물선 시
황이 2006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2008년 상반기 중 역사상 최고점에 다다랐
던 반면, 컨테이너 시황은 2007년중 다소 회복세를 보이다가 2008년 들어 대형 선박들
이 잇따라 주요 노선에 투입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건화물선 시황이 비록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하였지만, 선박 및 화물의 계약시점과 운항시점 간의 차이 등을 감안할
때 온기 기준으로는 양호한 수준의 시황을 견지한 것으로 판단된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용선료 수준을 나타내는 HRCI가 2008년 초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반면, 운임지수인
CCFI는 4사분기부터 본격적인 하락 추이를 보였는데, 이는 연초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기
선사들이 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시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문 벌크선사 이외에도 상당수 해운업체들이 벌크선 영
업을 강화하였는데, 이는 건화물선 시장이 기본적으로 진입장벽이 없는 완전 경쟁시장이
기 때문이다. 시황 상승세에 빠르게 편승하기 위해 선사들은 용선 혹은 중고선박 매입을
통해 선박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는 시황 상승세를 더욱 촉진시켜 한때 중고선박가액이
신조가액을 상회하기도 하였으며, 퇴출 시점이 다가오는 다수의 단일선체 유조선들이 건
화물선으로 개조되는 계기로 작용하면서 유조선 수급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업황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다수의 벌크선사들은 자신의 화주 유치능력을 상회하는 선박을
확보하였으며, 이에 기 확보한 선박을 타 선사에 빌려주는 대선 영업을 강화하였다. 대선
영업에서 손쉽게 이익을 취하면서 해운업체들은 다시 타 선사로부터 추가로 선박을 빌려
오는 등 소위 ‘용·대선영업’을 통해 자신의 영업력을 훨씬 상회하는 매출을 창출하였
다. 또 시황 상승기에 선박을 기 확보함에 따라 선사들은 이후 직접 화물을 운송하거나
대선을 통해 높은 마진을 거두었다.



6개 선사의 총매출 가운데 대선비중은 2005년 15%, 2006년 19%에서 2007년 30%로
크게 상승하였으며, 2008년에는 31%를 기록하였다. 대선 비중이 크게 확대된 2007년에
는 주요 원가계정인 용선료 및 유류비의 매출대비 비중 추이가 다소 변화하는 등 대선영
업의 확대는 선사들의 원가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매출대비 용선료 비
중이 대선 비중과 함께 증가한 것은 선사들의 용·대선영업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되며,
2007년중 선박연료유 가격이 전년대비 약 20%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비 비중이
오히려 감소한 것은 선사들의 전체 매출대비 화물운송 비중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해
석된다. 건화물선 및 대선영업 비중이 높은 선사일수록 이러한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2008년 하반기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세계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였으며, 이에 경기변동에 민감한 해상운송 수요도 급감하였다. 예상치 못한 위기로
인해 선사들은 미처 선복량 조정을 하지 못하였고, 지난 수년간 전반적인 시황 호조세에
힘입어 대거 발주된 신조선박들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수급구조를 더욱 악화시
키며 시황을 급랭시켰다.



특히 건화물선의 경우, 시황 상승기에 용·대선 영업 및 운임선물시장을 통해 형성된 가
수요가 시황 하락과 함께 일시에 소멸함에 따라, 업황 하락 폭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2008년 5월중 11,793pt를 기록하였던 BDI는 연말경 600pt대 수준까지 급락하며 한동안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건화물선의 실적이 타 선종 대비 가장 저
조한 것은 이처럼 단기간에 운임 수준이 급락하면서 근래에 조달한 용선대의 고정비 부담
이 크게 확대된 데 기인한다.



유코카캐리어스를 제외한 5개 선사의 선종별 보유선대 내역을 살펴보면, 선종별 차별화된
시황 전개, 경쟁 양상 등의 요인으로 선종별 선대구조 간에 다소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건화물선의 경우, 사선과 장기용선이 1:2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며 용선 비중이
가장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지난 수년간 업황 호조세에 기인하여 장기용선을
통한 선박조달이 활발하게 이뤄진 결과로 해석된다. 건화물선의 평균 용선기간이 가장 짧
게 나타나는 것은 부정기선 속성상 Spot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이로 인해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선복량을 조정해야 하는 선사들의 선박조달정책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
다. 반면, 컨테이너선은 정기노선을 운항해야 하기 때문에 선박의 안정적인 조달이 매우
중요한 관계로 평균 용선기간이 가장 긴 것으로 풀이된다.


선박의 평균 수명이 25년 내외 수준임을 감안할 때, 컨테이너선 및 탱커의 평균 사선 선
령은 각각 5년 및 6년에 불과한 반면, 건화물선은 15년에 달해 다소 노후화된 특징을 보
이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운항의 적시성 및 효율성 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형 선사들
을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선박의 현대화, 대형화를 위한 대규모 발주가 이루어져
서, 현재 다수의 대형 선박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화물선의 사선은 주
로 특정 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에 투입되는데, 전용선계약과 같이 선박의 내용연수 동안
진행되는 계약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평균 선령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최근 시황 상승기에 건화물선 발주가 집중되면서 향후 신조선 인도와 함께 노후선 교체가
이루어질 경우 평균 선령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종별 상이한 선대구조는 향후 개별 선사들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선대구조는 주로 선종별 업황 및 경쟁구도 차이로 인해 결정되지만,
동일 선종 내에서도 업체별 선박조달 및 영업정책 차이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선대구조는 향후 해운업황의 전망과 함께 해운업체들의 영업실적 방
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사용될 수 있다.

즉, 단기적으로는 최근 시황이 좋을 때 선박을 많이 빌린 건화물선 부문이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영업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의 시황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선복량 조정에 있어 비탄력적인 컨테이너선 부문의 사업위험이 보다 높아질 것
으로 예상된다. 결국, 향후 선종별 상이한 업황 전개 및 선대구조, 개별 업체들의 선종 포
트폴리오 수준 및 선박운영정책 등에 따라 해당 선사의 실적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해운업의 수요, 즉 해상물동량은 세계 무역교역량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으며, 세계 무역교
역량은 전세계 및 지역별 경제성장, 곡물작황, 원자재 수급동향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여러 요인 중에서도 해상물동량은 특히 세계 경제성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세계 경제성장이 다른 요인들을 두루 포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교역량 감소와 함께 해상
물동량도 급격히 감소하면서 해운시황을 급랭시켰다. 금융위기는 현재 일정 수준 안정된
것으로 판단되나,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단기간내 해상운송 수요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화물선 선복량은 1997년말 아시아 금융위기로 선복량 수요가 감소하면서, 해체선
박증가 및 발주량 감소로 인해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기도 하였으나, 이후 양호한 증가세
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글로벌 경제성장에 따른 시황 상승세에
힘입어 선복량 증가세가 확대된 모습이며, 2007~2008년 중 전반적인 해운시황이 호조세
를 기록하면서 대규모 신조선 발주가 이루어짐에 따라 향후 수년간은 양호한 증가세가 지
속될 전망이다.

한편, 2008년 하반기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해운시황이 급락함에 따라 신조선
발주 취소 및 연기, 노후선 해체 등이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선복량 증가세가 둔화되
어 수급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급 초과 상태의 해운시장 수급구조를 변화시키기에 상기 요인의 단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지난 수년간의 신규 발주물량이 사상 최대 수
준을 기록한 가운데, 조선소에 선급금을 기지불하여 건조 중이거나 대형 선사가 발주한 선
박의 경우, 계약 취소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노후선 해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체는 비용의 일부를 제외하면, 수익과 비용의 대부분이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으며,
자산과 부채의 상당 부분이 달러화 표기 선박과 관련 차입금으로 구성되어 있어 원 . 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또한, 최근 기능통화제도의 도입
으로 인해 장부가액 기준으로 자산과 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 부분 감소한 것으로 판
단된다. 다만, 해운업체들은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할 때 대부분 원화 채권을 발행하고 있
으며, 최근 채권 발행이 증가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업체의 경우, 장기미지급금을 포함한 상당 부분의 차입금이 리보금리에 연동돼 있
어 금리의 향방에 따라 금융비용이 크게 변동하게 된다. 다만, 세계경제의 둔화 및 서브프
라임 문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시장 내 신용경색 완화 등을 위한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해운업체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으
로 작용하고 있다.

해운업체의 원가구조에서 연료비는 대략 10~20%대 수준을 차지하는 주요 원가요소 중
하나이다. 유가는 2004년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가파른 상승세
를 기록하며, 해운업체의 수익성을 저하시키거나 수익성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
하였다. 2008년 중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큰 폭으로
감소하며, 2009년 1사분기까지만 해도 다소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어 해운선사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
다. 또한, 대선영업 비중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류비가 원가에서 차지하
는 비중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해운시장의 전반적인 수급구조 및 외생변수 동향을 감안할 때, 업황 변동에 따른 실적가
변성이 높은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의 영업실적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탱
커선의 경우, 대형 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에 근거한 사업안정성이 높아 향후에도 영업실
적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 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어, 향후 자동차선의 실적 전망
은 다소 부정적이다. 다만, 과점체제로 구성된 자동차 운송시장 내 상위업체들을 중심으로
운항선대의 조기 폐선 등을 통한 선복량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실적 하락을 제한하
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9년 1월 운항선대 기준 전세계 자동차 운반선 선복량의
70%를 상위 5대 업체(일본계 3대 선사, 유코카캐리어스 및 유코카캐리어스의 관계사)가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0대 업체가 92%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2008년 하반기 이후 건화물선 부문의 영업실적이 가장 크게 악화되었지만, 컨테이
너 부문도 실적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며, 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오히
려 컨테이너선의 사업 위험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운송화물, 경쟁구도, 선
대구조 측면의 차이를 감안한 것이다.

건화물선은 철광석, 석탄, 곡물 등 원자재 성격의 화물을 주로 운송하는 데 비해, 컨테이
너선은 원자재를 가공하여 생산한 공산품을 주로 운송한다. 원자재의 경우, 필수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경기침체에도 수요가 안정적인 데 반해 공산품은 경기변동에 따라 수요가
가변적이어서 작금의 경기침체 시기에는 수요가 크게 위축되게 마련이다. 2009년 4월말
기준 국내 항만 물동량 처리실적을 살펴보면, 비컨테이너화물은 전년 동기대비 10% 정도
감소하였으며, 컨테이너화물은 약 19% 감소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향후 경기가
회복되는 경우에도 공산품 생산 이전에 원자재 수송이 우선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건화
물 운송수요의 회복이 컨테이너선에 비해 선행하여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선의 주요 간선 항로는 대형 선사들간 과점시장 체제로 구성되어 있어, 금번 해
운업 시황 침체로 인해 전반적인 정기선사들의 재무안정성은 저하되겠지만, 경쟁 구도 자
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건화물선의 경우, 완전 경쟁시장 성격상
수많은 중소 선사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시황 침체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열위한 중소 선
사들이 대거 퇴출될 전망이어서 향후 대형 선사들의 입지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구조 측면에서 건화물선의 경우, 사선 연령이 높아 폐선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
상되며, 중소 선사들의 퇴출과 함께 수주취소량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년 이
상의 장기 용선의 경우, 평균 용선기간이 4년 정도에 불과해 보다 시황변동에 따른 탄력
적인 선복량 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컨테이너선의 경우, 평균 용선기간
이 10년에 달하고 있으며, 세계 상위 대형 선사들을 중심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거
발주한 상황이어서 향후 선복량 공급을 감소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
너선 선박의 일부는 현재 수급조절을 위해 계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운업체들이 지난 수년간의 양호한 해운시황 전개에 힘입어 대규모 선박투자를 재개하면
서 선박 관련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업황 급락에 따른 실적 저하세로
인해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 등 외부차입 조달도 한창 진행 중이어서, 향
후 해운업계 전반적인 재무 부담은 보다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체들이 핵심 영업자산인 선박을 조달하는 방식으로는 사선(소유)과 용선(임차)이
있다. 용선은 사선에 비해 자금 및 시간 측면에서 제약이 적기 때문에 단기간내 레버리지
(영업)를 크게 높일 수 있는 특징이 있으며, 영업실적을 통해 해운업체의 재무구조에 영
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사선은 차입금(장기미지급금)의 형태로 재무구조에 직접적인 영
향을 미치게 되나, 선박 건조기간, 자기자본 투자, 선박금융 조달 등의 제약요인으로 인해
레버리지(재무) 효과는 용선에 비해 다소 더디게 나타나며, 선사별 신인도에 따라 레버리
지 확대에 한계가 존재한다. 한편, 2006년 이후 해운업체들이 선박투자 및 용선대 규모
확대를 통해 레버리지를 크게 높인 상황에서 시황이 급락함에 따라 레버리지(영업+재무)
로 인한 해운업체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6개사의 총차입금 추이를 살펴보면, 시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및 보수적 투자 경향으
로 인해 2005년까지는 차입금 부담이 소폭 감소하기도 하였으나,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
환되었으며, 최근에는 차입금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2008년말 기준 총차
입금의 2/3는 선박 관련 차입금인 장기미지급금(금융리스미지급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사채는 24%를 차지하고 있다.


차입금 증가의 대부분은 장기미지급금의 증가에 기인하며, 2006년 이후 전반적인 시황 회
복.
상승세에 힘입어 선사들이 과거에 비해 공격적인 선박 확보 정책으로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종 별로는 사선 비중이 높고, 평균 사선 연령이 낮은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전
문선사일수록 지난 수년간 선박미지급금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2008년 들어 6개 선사 모두 장기미지급금 금액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2006년 이후
대거 발주한 신조선박들이 본격적인 건조공정에 들어갔으며, 향후 수년간 선박금융차입금
이 보다 확대될 것임을 의미한다.


각사 사업보고서 및 IR자료 등에 따르면, 2009년 3월말 기준 6개 선사들의 선박 등과 관
련된 총 투자규모는 약 98억USD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기투자액 31억USD를
차감하면, 총 67억USD의 추가 투자 부담이 내재되어 있다. 투자는 선사 별로 짧게는 1년
에서 길게는 5~6년에 걸쳐 분산되어 있지만, 대체로 금년과 내년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

는 상황이다. 다만, 해운선사들과 조선소들이 일부 선박의 인도를 지연시키는 것과 관련하
여 현재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투자 진행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2008년중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선박금융 전문 금융기관들의 영업이 다소
위축된 가운데, 해운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어서 해운업체들이 신조선박 자금
을 조달하는 것이 예년에 비해 한층 어려워진 실정이며, 이는 자기자본 투자 증가, 차입금
에 대한 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귀결되고 있다.



2009년 들어 해운업체들의 회사채 신규 발행이 확대되면서, 선박미지급금의 증가 추세에
도 불구하고, 2009년 3월말 기준 총차입금 대비 회사채 비중이 다시 소폭 증가한 상태이
다. 이는 2006년도와 비슷한 양상인데, 두 시기 모두 전년대비 시황이 하락한 공통점이
있다. 시황 하락기에 해운업체들은 용선료 등 운영자금과 신조선박에 투입되는 자기자본
소요액을 충당하고 적정 현금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06년도에 비해 현재 해운업체들의 영업실적이 보다 큰 폭으로 악화된 가운데,
대규모 선박투자도 진행 중이어서 당시보다 소요자금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장기미지급금 이외에도 회사채 등을 통한 외부차입 조달도 상당히 증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선박금융차입금은 평균 10년 정도의 장기 만기구조로 되어 있어, 선사들의 연간 차입
금 상환 부담을 다소 경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2009년 3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약 117억
USD이며, 1년 이내 만기도래 차입금은 총차입금의 14.7%인 17억USD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2009년 1사분기 기준 6개 선사들의 EBITDA마진이 적자를 기록하였고, 투자 부
담이 지속되면서 불과 3개월 사이 순차입금이 9억불 정도 증가하였다. 또한, 최근의 시
황 양상을 감안할 때 2사분기 실적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단기간내 가시적인 시황
개선세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해운업체들의 단기상환 부담은 당분간 계
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그 어느 때보다도 적정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당사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주요 선사들(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
션, SK해운, 대한해운, 유코카캐리어스 등 총 6개사)을 중심으로 영업실적 및 차입금에
대한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았다. 이하에서는 앞에서 논의한 사항을 해운업 전반 및 개별
해운업체를 대상으로 당사의 평가방법론을 적용하여 정리하고, 향후 해운업계 신용등급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끝으로 본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사업 측면에서는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해 정성적 지표인 운항효율성
의 저하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재무 측면에서는 채무상환능력의 중요한 판단 잣대가 되
는 커버리지 지표(CF/유동성장기부채, 순차입금/EBITDA)의 저하가 우려된다. 영업현금
창출력은 둔화된 반면, 실적악화 및 투자부담으로 인해 차입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
문이다.


개별 해운업체의 전반적인 사업위험은 선종 포트폴리오에 따라 결정되는데,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 매출비중이 높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의 사업위험이 높은
반면, 탱커선 및 기타부문(벙커링선)의 매출비중이 높은 SK해운의 사업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다만, 현대상선의 경우, 탱커선 매출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실적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핵심 거래처인 현대차그
룹의 수출물량이 2009년 5월말 기준 전년 동기대비 30% 가까이 감소하면서 사업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동일 선종 내에서도 선사별 선박운영 방식에 따라 실적변동 폭에 있어 큰 차이가
존재한다. STX팬오션이 대부분 단기용선으로 선박을 조달하여 화물운송 위주로 수익을
창출한 반면, 대한해운은 2006년 이후 장기용선으로 선박을 조달하여 대선영업을 강화하
였다. 그 결과, 최근의 시황 침체로 인해 대한해운은 고정비 부담 증가, 대선 매출 감소라
는 이중고에 처하면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STX팬오션은 단
기용선 위주의 선대구조 특징으로 인해 시황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선복량을 조절하면서
수익성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수준이다.

개별 해운업체의 차입금 규모는 벌크선사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이 가장 작은 수준에
있으며, 이는 선대조달에 있어 용선 비중이 큰 건화물선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
다. 다만, 양사는 최근 건화물선 시황이 호조세를 기록할 당시, 대규모로 선박을 발주하여
향후 투자 부담이 큰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2008년중 선박투자를 일단락 지으면서 추가적인 투자 부담은 크지 않은 수준
이나, 지난 수년간 대규모 선박 확충을 실시하면서 차입금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반면, 같은 정기선사인 한진해운의 경우, 현재 차입금 규모는 현대상선에 비해 작지만, 컨
테이너선과 벌크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에 있다.

한편, SK해운은 최근 탱커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차입금 부담이 크게 확
대되고 있으며, 일부 해외 자회사의 실적 악화에 따른 재무 부담도 내재되어 있다. 유코카
캐리어스의 경우, 2005~2007 기간 동안 매년 4척의 자동차선을 발주하여 2006년 이후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2009년 3월말 기준 5척의 신조선박을 2010년
말까지 도입할 예정에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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