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선사 짐라인이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신조선 발주 취소에 나서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짐라인은 대만 CSBC조선과 지난 2007년 맺었던 17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계약을 해지했다. 이 선박들은 내년 인도 예정이었으며 총 선가는 2억2040만달러(약 2946억원)에 이른다.
CSBC 왕거쉬앤 대변인은 "이번 계약이 진행되지 못해 실망스럽다"며 "짐라인은 계약취소 외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 대변인은 "CSBC는 계약 기간동안 치러졌던 10%의 계약금과 기타 비용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며 "이 문제를 소송으로 끌고 갈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6척 계약은 짐라인과 한 첫 계약이며, 발주 취소도 고객사가 계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자 한 첫 사례"고 덧붙였다.
CSBC의 고객사는 대만 양밍과 완하이라인, 일본 마루베니사 등이다. 현재 46척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중 16척이 올해 인도될 예정이다.
이 같은 짐라인의 선박 발주 취소는 심각한 수익 악화와 무관치 않다.
모회사인 이스라엘코퍼레이션이 발표한 영업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짐라인은 지난해 영업손실 2억5천만달러, 순손실 3억3200만달러(약 4457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2007년의 영업이익 5300만달러, 순익 2300만달러 흑자에서 각각 적자전환한 것이다. 4분기에 발생한 9500만달러의 감가상각비가 수익 악화에 큰 몫을 차지했다.
반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5% 늘어난 43억2500만달러(약 5조8천억원)를 거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액은 감소하고 적자폭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짐라인은 매출액 9억2500만달러(약 1조2400억원), 영업손실 1억4400만달러(약 1933억원), 순손실 1억9900만달러(약 2671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200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12.5% 감소했으며 영업손실과 순손실 폭은 각각 3500%, 1890% 확대됐다.
짐라인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물동량 하락으로 자체 해상서비스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그랜드얼라이언스 등과의 공동운항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게다가 선박 계선 뿐 아니라 이번과 같은 신조선 발주 취소도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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