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시황 침체를 맞아 해운선사들의 몸집줄이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 해운사인 넵튠오리엔트라인(NOL)이 해운부문 자회사인 APL과 APL로지스틱스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NOL은 회사 비용구조가 높은 북미 지역 사무소 인력 1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는 NOL 전체 조직의 9%를 차지하는 규모다. NOL은 전세계적으로 1만1천명의 인력을 두고 있으며, 이중 북미 지역 인력규모는 미국 3400명, 기타지역 1200명 등 총 4600여명에 이른다.
NOL은 인원 감축과 함께 미국 허브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비용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허브는 12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NOL은 "높은 비용구조를 안고 있는 북미 지역에서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구조조정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진행되며, 싱가포르 본사에서도 50명의 인력이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론 위도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면한 시장 상황은 창사 이래 전례가 없을 정도로 부정적"이라며 "시장 악화 수준은 일반적인 순환주기에 의한 하락세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시장 전망도 '암울'(grim)하다고 평가했다.
NOL은 지난달 태평양항로와 아시아-유럽항로에서 전체 선박량의 20%와 25%를 각각 줄인다고 해 본격적인 감량경영이 시작됐음을 알린 바 있다. APL은 현재 130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20척을 최근 계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도우스는 "사업 구조조정으로 33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선박 운항비용은 2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OL은 또 그룹내 물류부문인 APL로지스틱스의 운영방침을 효율성 제고와 역할·책임의 명확화로 정하고 이에 따른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한편 NOL은 3분기동안 세계적인 해운시황 악화로 매출액의 두자리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수익 하락을 맛봤다. 이 기간 NOL의 매출액은 16% 늘어난 23억5300만달러에 이르렀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75%, 82% 감소한 5200만달러, 3500만달러에 그쳤다.<이경희 기자>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