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30 17:11
우리나라, 韓中日 3국중 2000년이후 교역조건 최악
대 선진국 수출 비중 가장 낮아
●●● 금년 8월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최대인 47억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크게 확대된 가장 주요한 원인은 8월 상품수지가 28.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금년 1~8월까지의 누적 상품수지도 19억달러 흑자로 작년동기간 상품수지 흑자규모인 190억달러의 1/10수준에 불과해 우리 상품수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상품수지가 급격히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세계 경제 불안정 등의 대외적 요인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외부 경제환경 변화에 취약한 한국의 무역구조를 지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 무역구조를 단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는 상품교역조건지수도 2001년 130에서 올 7월 79.3으로 지속적으로 악화돼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교역조건 악화는 비싸게 사오고 싸게 파는 형태로 무역구조가 정착됨을 의미하며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무역이익과 무역수지의 감소가 뒤따르게 된다. 실제로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실질무역손실은 상반기 기준으로 2004년 12조6천억원에서 2006년 34조4천억원, 2008년 54조9천억원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최근 교역조건이 악화하는 근본원인은 대외 경제환경이 나빠지기 때문으로 인식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2000년이후 한국의 무역구조가 대외 경제환경 변화에 대해 중국, 일본 등 주변경제국보다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고 이로인해 현재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세계은행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83.5로 일본 28.8의 약 3배이며 중국의 69.0보다도 높다. 3국중 무역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높은 무역의존도에도 불구하고 2000년이후 교역조건은 한중일 3국중 가장 빠르게 악화됐다. 2000년 100을 기준으로 2006년 각국의 교역조건은 한국 73, 일본 92, 중국 82로 한국의 악화속도가 가장 빨랐다. 3국중에서 원자재와 연료의 수입비중이 한국 58.4%, 일본 51.6%, 중국 44.2%로 한국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유가 및 원자재가 급등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의 폭도 한국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된다.
구매력이 커서 부가가치가 높은 물건을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에 팔 수 있는 선진지역의 수출비중이 2000년이후 3국중 가장 빠르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지역에 대한 수출비중도 세나라 중 가장 낮아졌다.
세계 경제의 최선진지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비중을 보면 한국은 28.2%이지만 일본은 37.3% 그리고 중국은 39.8%를 기록했다. 선진지역을 유엔이 정의한 광의의 선진지역 전체로 확장했을 경우에도 한국은 39.7%로 일본 41.7%와 중국 53.0%보다 낮았다. 이는 2000년이후 선진지역에 대한 수출비중변화에서 한국은 2000년 51.8%에서 2006년 39.7%로 12.1%포인트 감소한 반면 일본은 51.2%에서 41.7%로 9.5%포인트, 중국은 57.3%에서 53.0%로 4.3%포인트만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는 2000년이후 중국, 일본에 그만큼 선진시장을 빼앗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역별 수입에선 한국이 선진국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06년 기준 한국은 전체의 43.1%, 일본은 30.4%, 중국은 37.8%를 선진국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선진지역에서의 수입비중이 한국이 가장 높은 주이유는 일본, 미국 등에서의 고부가 핵심부품소재 의존도가 높고 산업구조가 완전한 고기술, 고부가가치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례로 2007년 3국간 부품소재 분야 무역에서 한국은 일본에 190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일본에 24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수출에서 기계류로 대표되는 자본재가 각각 41.6%, 38.1% 그리고 39.4%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비재의 경우 중국이 전체의 27.9%를 차지한 반면 한국과 일본은 각각 4.6%와 4.4%에 불과했다.
2008년 유엔 통계에 의하면 2000년이후 수출상품가격 변화에 있어서 일본이 포함된 선진국과 중국의 단가는 상승한 반면 한국의 단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200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일본 등 선진국의 수출상품가격은 2006년 130으로 30% 상승했고 중국도 103으로 3% 상승한 반면 한국은 92로 오히려 8% 하락했다.
2000년이후 한국의 생산성이 경쟁국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되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수출단가 하락은 우리제품이 비싼 가격에 수출되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국의 10대 수출상품의 수출액과 세계시장에서의 비중을 비교했을 경우 3국중 수출상품 편중도가 가장 심하다고 판단된다. 10대 수출품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56.5%(1,721억달러), 일본 43.6%(2,699억달러), 중국 39.8%(3,447억달러)로 한국이 10대 상품 의존도가 가장 컸다. 반면 세계시장 점유율 비교에선 한국은 조선과 광학의 두 종목에서만 두자리수 점유율을 보였다.
반면 일본은 8개 산업, 중국은 9개 산업에서 두자리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는 한국의 10배 상품 의존도는 3국중 가장 큰 반면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상품은 오히려 적어 수출상품 편중도가 높고 시장지배력을 통한 안정도는 낮은 상태인 것으로 해석된다.
3국의 수입상품 중 가장 비율이 높은 상품은 한국이 부품·소재를 포함한 산업용 원자재, 일본이 석유류 그리고 중국은 기계류로 대표되는 자본재였다. 2000년이후 수입 상품 가격변화 추이는 2000년 100을 기준으로 2006년 일본 등 선진국이 30% 상승, 중국이 27% 상승, 한국이 26% 상승으로 차이가 적었다.
한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선 내수 활성화를 통해 3국중 가장 높은 무역의존도를 낮추고 이를 통해 교역조건 악화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출지역에 있어서 선진국시장에 지금보다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 8월에 수정 발표도니 IMF의 새로운 세계경제전망에 의하면 개발도상지역은 2008년 6.9% 그리고 내년 6.7%의 경제성장률로 같은 기간 선진지역의 1.7%와 1.4%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구매력을 따져봤을 때 선진지역이 여전히 월등히 큰 시장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수입에 있어선 개발도상지역의 비중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프리카지역 등 한국입장에서 저개발 지역으로 수입지역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2006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사하라이남 아프리카로부터의 수입비중은 1.5%로 일본과 중국의 2.1%와 3.3%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투자와 지원을 늘리면서 새로운 산업의 발굴을 통해 세계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UNCTAD가 밝힌 바와 같이 문화유산, 미술품, 미디어, 기능적 창작물 등으로 구성돼 있는 창조적 산업의 수출시장이 2000년 1,366억달러에서 2005년 1,944억달러 42%나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2005년 전세계로 수출한 창조적 제품의 규모가 세계 전체의 31.5% 수준인 613억달러에 달했다는 사실은 이분야로의 진출이 그만큼 시급함으로 의미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항구적인 원자재 부족국가로 그 필요 수입량을 줄이거나 증가율을 낮추려면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지구온난화 문제로 이는 이미 선택이 아닌 의무가 돼버렸다고 할 수 있다는 것.
한중일 3국간 수출입에 있어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고 대중무역 흑자를 늘리기 위해 중위 및 고위기술를 확보해 부품소재의 경쟁력 향상이 절실한 실정이다.
한중일 3국간 부품소재 무역은 각국의 기술수준을 뚜렷히 반영하는 무역수지 구조를 보였으나 최근 중국의 중저위 기술 및 일본의 고위기술 향상으로 대중 무역흑자는 줄고 대일 무역적자는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중위 및 고위기술을 향상시키고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3국간 악화를 방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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