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3-07 00:00
IMF시대를 맞아 해운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3D업종이라해서 선원 구인난으로 국내선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는
데 이제는 역전상태가 노정되고 있어 IMF시대를 실감나게 하고 있다. 국내
선사들은 연안선박, 외항선박 할 것없이 선원 구인난에다 선원비의 과다한
지줄로 해서 동남아 선원등 외국 저임금 선원을 승선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 한편으론 안도하고 한편으론 격세지감에 울
지도 웃지도 못하는 처지다.
상선분야 뿐아니라 근무조건이 더욱 열악한 원양어선 분야에도 일거리를 찾
기위한 대기 인원이 몇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이같은 상황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설문조사등을 통
해 선원해외취업 장애요인을 발굴해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중에 있기도 하다
.
우리나라 선원의 해외취업은 지난 6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87년에
는 4만7천여명이 해외에 취업해 우리나라의 주요 외화수입 획득원이었으나
그후 국민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육상근무보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선원직업
에 대한 메리트가 급감하면서 해외취업선원수가 크게 감소, 작년에는 7천여
명만이 해외에 취업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국내 선박 승선을 원하는 선원들이나 해외취업을 원하는 선원들이
줄을 잇고 있으나 국내해운수산업체의 도산, 조업중단, 선박매각등에 따른
감량경영등으로 오히려 선원 일자리는 감소세를 보여 실직선원 수요능력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어 문제다.
물론 예전에는 3D업종의 선원직업에 대한 기피도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원
화환율의 지속적 하락으로 해외취업의 메리트가 감소됐던 것도 한요인이었
다. 그러나 이젠 원화환율의 급격한 상승에 따라 외부적인 여건도 반전되
고 IMF한파로 인한 일자리수가 크게 줄어들어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선원들
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OECD가입,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 진입으로 선진국 행세를 하며 3D업종이니
하면서 승선을 기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선원을 고용해 선박운항
을 해야 했던 우리 해운업계의 고충이 이제는 해소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
망되나 한편으론 서글픈 마음이 든다.
우리나라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 까지에는 수없이 많은 시련
을 겪어야 했고 아울러 엄청난 피와 땀을 흘려야 했었는데 그결과가 하루아
침에 희석돼 버리는 처참한 현실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무구조의 악화로 인해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해운업계로선
양질의 한국선원들을 저렴한 임금으로 다시 고용해 운항할 수 있는 좋은 기
회를 잡고 있어 경쟁력 향상과 함께 이같은 현상이 침체의 늪을 빠져 나오
는 좋은 돌파구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정부도 차제에 선원 해외취업의 활성화와 국적선사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획기적인 선원정책의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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