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30 10:59
하주측 ‘수출경쟁력 약화’…선사측 ‘현재 운임 낮은 수준’
해운업계가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운임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업계가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한국무역협회·한국하주협의회(회장 이희범)는 올해 들어 주요 해운선사들이 수출화물의 대폭적인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어 무역업계의 물류비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원양 정기선사들은 구주항로를 중심으로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0~500달러, 많게는 1000달러까지의 일괄운임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선사들은 작년도 경영수지 악화, 유가인상 등을 이유로 큰 폭의 운임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상황.
이에 대해 무역협회는 대내외적인 수출여건악화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하주업계의 입장을 고려, 해상운임의 안정화를 위한 원양해운업계 및 해운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무역협회는 업계 실태조사 결과,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제품은 부피가 커서 전체 수출단가에서 물류비 비중이 10~15%이상이나 되고 있어 일부품목은 FEU당 물류비가 300달러 증가하면, 물류비 비중이 20% 가까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수출채산성은 2004년 말부터 8분기 연속 악화되고 있고 환율은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며 하락하고 있어 이미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진 일부품목은 물류비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수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서 향후 수출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유가의 고공행진과 미국내륙 철도운임 인상 등의 원가상승 요인으로 인한 선사의 경영개선 노력은 인정하나 큰 폭의 운임인상 요구는 하주의 수출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혀 수출감소와 물동량의 감소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해상운임의 급격한 인상이나 하락 등 변동성이 선하주의 상생에 큰 저해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선하주가 공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발굴하는 데에 양 측이 서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선하주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장기운송계약 활용에 따른 안정적인 운임과 서비스의 제공, 일본과 같이 무역과 해운업계간 긴밀한 연계협력 채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는 선사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요구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국적선사 관계자는 “지난해엔 시황에 대한 잘못된 예측으로 운임이 크게 떨어져 선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더구나 고유가나 환율하락까지 발목을 잡아 채산성에 큰 타격을 입었는데 올해도 낮은 운임을 고수하라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말했다.
외국선사 관계자는 “작년에 한국 시장의 운임이 낮다는 이유로 본사에서 중국으로 선복을 전배해 선복난을 겪은 일이 있을 만큼 한국 해운시장은 외국에 비해 운임이 낮다”며 “선사들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운임을 올려주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상생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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