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09 18:40

해운시황은 예측 가능한가?

변화무쌍한 해운시황 변동 양상
정봉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

●●●해운경기의 변동은 순환주기가 매우 불규칙적일 뿐만 아니라, 순환심도 또한 편차가 심하다. 다음 <그림Ⅰ>은 벌크선 운임지수인 BPI(Baltic Dry Index) -건화물선의 종합적인 운임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로 발틱 익스체인지(Baltic Exchange)에서 작성, 발표했다. 지수의 기준치는 1985년 1월을 1,000으로 표준화한 것- 1999년 11일~2006년 1일 중 일별자료를 나타낸 것이다. 이를 보면 동 기간 중 BDI 최저값은 843, 최고값은 6,208로 범위가 5,365에 달하며, 평균은 2,380이다. 따라서 해당 기간 중 BDI 최고값은 최저값의 7.4배로 큰 변동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운임변동의 개략적인 추세를 보면 2003년 초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2003년 중반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냈으며, 2004년 말에 최고치에 달했다. 그리고 근래에는 다시 하향 안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BDI 지수는 1985년 1월을 1,000으로 표준화한 것이므로 2002년까지만 하여도 1,000 내외에 머물러 있었다. 이와 같이 약 17년이란 긴 기간 동안 물류비, 인건비 등 여러 가지 원가상승 요인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운임수준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그런데 장기간의 운임수준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개도국 선사들의 해운시장 진출 등으로 선복의 수급불균형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과당경쟁 현상이 일상화됐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선사들은 무한경쟁의 해운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원가상승 요인을 대부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선박 대형화에 의한 규모의 경제 실현, 자동화에 의한 선원비 절감, 운항합리화 등은 선사들이 원가절감을 위하여 추진해 왔던 대표적인 전략이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근래의 운임상승은 그 동안 억제되었던 인상요인이 일시에 표출돼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그림Ⅱ>는 1999년 11일~2006년 1일 중 유조선 일별 운임수준(WS:World Scale의 약어로 유조선의 운임지수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기준선형에 대하여 항로별로 왕복운항에 소요되는 표준비용을 산출하여 수지균형점을 100으로 하여 지수화한 것이다.) 자료의 변동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의 WS 분포 범위는 28.00~342.97로 나타났으며, 평균은 89.94로 계산됐다. 따라서 지수분포의 최소치와 최대치 사이의 격차는 314.97이며, 최고치는 최저치의 12.2배에 달했다.

이러한 유조선 운임수준의 변동추세를 건화물선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유조선의 운임이 단기간에 더욱 극심한 변동양상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2004년 9월 6일 WS는 83.83이었으나 약 2개월 후인 11월 10일에는 342.97로 4.1배로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운임수준의 최저치와 최고치 격차도 유조선시장의 경우가 12.2배인데 비해 건화물선시장의 경우는 7.4로 순환심도 역시 유조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유조선 운임의 격심한 변동은 투기적 요인에 의한 유류 거래량의 불규칙적인 변동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유류의 국제거래가 투기적 요인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집중될 경우에는 이에 따른 수송수요의 폭증으로 운임이 상승하며, 반대로 거래가 감소할 때에는 수송수요 감소로 운임이 하락하는 것이다.

해운경기 예측의 방법

한편 해운경기의 예측을 위한 방법으로는 계량모형에 의한 예측과 선행경기지표에 의한 예측으로 대별된다. 첫째, 계량모형에 의한 예측에서는 다시 인과모형과 시계열 모형의 두 가지가 이용될 수 있다. 인과모형에 의한 시황예측은 시황변동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변수들과 인과관계를 갖는다고 가정해 계량모형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 모형에서는 해운시황을 나타내는 변수(즉 각종 운임지수 등)가 종속변수(피설명변수)로, 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즉 선복 수요, 공급, 각종 경제지표 등)가 독립변수(설명변수)로 각각 채택된다. 그리고 시계열 모형에 의한 해운시황의 예측은 관찰된 시계열자료 (시계열자료란 한 사상 또는 여러 사상에 대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관찰하여 기록한 자료를 말한다)에 존재하는 패턴이나 패턴들의 조합이 미래에도 계속 같은 형태를 유지하면서 되풀이된다는 가정 하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시계열 모형에서는 과거에 관찰된 시계열만으로 그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미래시점으로 연장시켜(extrapolating) 미래계열의 예측치를 구하는 것이다.

둘째, 경기지표에 의한 예측은 다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BSI)에 의한 예측과 선행종합지수에 의한 예측방법으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기업경기실사지수는 표본으로 선정된 기업경영자 또는 전문가들의 예상, 계획, 판단 등을 조사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장래의 경기를 예측하고자 하는 것으로 주로 단기 경기예측기법으로 활용된다. 그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미래의 경기에 대한 예측치를 구하는 것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다음과 같이 전체 응답자 중 긍정적인 응답(호전 또는 증가)의 비중과 부정적인 응답(악화 또는 감소)의 비중 차이로 표시된다.(▲BSI = 〔(긍정적 응답수-부정적 응답수)〕/전체응답수 + 100)

기업경기실사지수의 기준치는 100으로서 이 때 긍정적 응답과 부정적 응답의 수가 동일하게 된다. 그리고 긍정적 응답의 수가 부정적 응답보다 많을 경우에는 지수가 100을 초과하며, 반대로 긍정적 응답이 부정적 응답보다 많을 경우에는 지수가 100을 하회하게 된다. 따라서 지수가 100을 넘으면 팽창국면, 100 미만이면 위축국면, 100 내외인 경우는 경기전환점을 각각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해운기업경기실사지수에 의한 해운시황 예측의 사례로는 1997년~2000년중에 실시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실시한 해운기업경기조사보고를 들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매년도 별로 작성되었는데 전반적 해운경기와 함께 선박투자, 운항채산, 고용, 매출 등의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선행경기지표에 의한 예측은 해운활동의 각 부문을 대표하는 지표를 선정하고 이를 종합하여 가중평균해서 산출되는 종합지수에 의해 장래 경기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선행경기지표는 해운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를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에서 본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경영자의 설문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므로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으나, 선행경기지표는 해운시장 각 부문의 실제 지표들을 이용해 작성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문제점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해운경기의 예측을 위한 선행경기지표는 신조선 발주규모, 구인·구직비율, 금리수준(또는 장단기 금리차) 등으로 구성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선행경기지표에 의한 해운시황 예측의 사례가 없으므로 현실 적용 가능성은 미지수다.

피그말리온 효과와 해운경기 변동

일반경제의 경기변동의 경우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현상이 흔히 나타난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장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주식을 처분하려 할 것이고 매수자들은 매수를 미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주식수급에는 공급초과 현상이 유발됨으로써 주가는 실제로 하락하게 된다. 그리고 전반적인 경기변동의 경우에도 경제 주체들이 장래의 경기전개에 대하여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면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여 경기는 위축될 것이며, 반대로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소비와 투자가 증가함으로써 경기 호전이 유발될 것이다.

이러한 자기실현적 예언은 피그말리온(Pygmalion) 효과라고도 한다.

앞에서 본 경기예측의 방법 가운데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이와 같은 자기실현적 예언의 특성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경기실사지수의 작성은 경영자 및 전문가들의 기대와 전망을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대 효과(expectation effect) 또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즉 해운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0을 초과함으로써 경기 호전이 예상될 경우 해운기업들의 중고선 도입, 신조발주 등이 촉진됨으로써 선복의 공극과잉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시황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그리고 반대로 불황이 예상될 경우에는 선박의 처분이 촉진됨으로써 선복공급이 감소되고, 이는 선복수급을 개선시킴으로써 시황을 부양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해운시황은 경기실사지수에 나타나는 것과 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해운기업경기실사지수의 경우 자기부정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해운경기 예측의 한계

이와 같이 해운시황 예측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이 고려될 수는 있으나 현재의 예측기법으로는 정확성을 기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계량모형은 과소식별 등으로 인한 모형구축상의 어려움(특히 인과모형의 경우), 장기예측 결과에 대한 정확성 저하(특히 시계열모형의 경우) 등의 문제가 있다. 그리고 경기실사지수의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기실현적 특성이 결여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기부정적인 특성을 나타낸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그리고 해상운송에 대한 수요 및 공급곡선은 단기적으로 탄력성이 매우 낮아서(기울기의 절대값이 매우 커서) 미세한 불균형이 발생해도 운임 변동 폭은 매우 크게 나타난다. 해운시황변동의 이러한 높은 가변성은 시황 예측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시황은 경제적 요인 이외에도 정치·외교적 요인 등 우발성이 강한 경제외적 요인에 의한 영향도 크게 받으므로 장기예측의 정확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즉 계량모형에서 추정된 회귀계수(즉 모수)들이 시간의 흐름에도 변함없이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 모수들이 정부정책 등에 의해 변화하게 되므로 계량적 평가에는 추가적인 문제가 야기된다.

전문가의 경험과 식견이 중요

이와 같이 해운경기의 변동은 순환주기가 매우 불규칙적일 순환심도 역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와 같이 불규칙한 경기변동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개발된 몇 가지 예측기법의 적용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문제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계량적인 예측기법의 신뢰성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최근의 예를 들면 2003년 이후 해운시황이 폭발적으로 호전되었으나 어느 연구기관도 이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해운시황의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해운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복잡하며, 운임수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다양하다. 따라서 아무리 정교한 계량모형이라도 이는 현실을 지극히 단순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하면 인간의 두뇌는 보다 복잡한 정보들을 수집·분석·가공·평가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오랜 경험과 식견을 가진 해운전문가의 직관(intuition)은 시황예측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즉, 정교하게 전개된 계량적 예측기법보다 전문가들의 직관이 더욱 정확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예를 들면 그리스 선주들은 해운시항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를 기초로 필요한 시기에 선복을 확보함으로써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그리스 선주들의 신조선 발주는 해운불황으로 신조선가가 극히 낮았던 1990년대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0년까지 거의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이들 신조발주 선박들은 해운시황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든 2002년을 전후하여 대부분 완공됨으로써 2003년 이후의 호황을 맞아 막대한 선가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 선주들은 대부분 선박 1~2척을 소유한 영세업자들로서, 연구조사 기능을 가진 별도의 조직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이 정교한 예측모형을 구축하여 시황 예측을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이들은 장기간의 경험에 의한 동물적 육감 내지 직관에 의하여 시황을 예측하고 적절한 시기에 투자를 감행했던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물론 한국의 경우 모든 해운전문가들의 직관력이 그리스 선주들보다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 선사들의 재무구조가 열악하여 해운 불황 시에는 선박투자의 여력이 없었던 것이 적기 투자를 저해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그리고 모든 투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그리스 선주와는 달리, 한국의 전문경영자들은 재량권에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의 과정도 복잡하여 적기 투자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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