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13 17:55

중-칠레 FTA, 한국의 칠레 수출에 타격

중국과 칠레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하면 한국의 칠레에 대한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중-칠레 FTA가 발효되면 자동세탁기, 에어컨, 진공청소기 등 전자제품과 타이어, 플라스틱제품, 직물 등에서 한국의 칠레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과 칠레는 지난해 10월 FTA 협상을 타결하고 오는 7월 1일부터 이를 발효할 예정이다.

중국은 칠레에 대해 총 7천550개 품목 중 7천336개(97.2%)를, 칠레는 중국에 대해 총 7천902개 품목 중 7천750개(98.1%)를 발효 후 1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였다.

한국은 2004년 4월 칠레와 FTA를 발효했지만 칠레의 중국에 대한 관세철폐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일부 품목에서 칠레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칠레 FTA를 통해 칠레는 한국에 대해 전체 품목 중 98.8%의 관세를 철폐하지만, 발효 즉시 철폐되는 품목은 44.6%이고, 나머지는 5-13년의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철폐키로 했다.

반면 칠레는 중국에 대해 전체 품목 중 74.6%의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했다.

중국시장에서는 한국이 중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칠레에 비해 경쟁에서 불리하겠지만, 한국은 주로 전기전자, 석유화학제품 등을, 칠레는 금속 및 비금속광물 등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간에 경합관계가 없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칠레시장의 경우 전기전자, 기계류, 섬유류 등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이 경쟁 관계에 있고, 칠레의 관세철폐 일정이 한국보다 중국이 조기에 완료돼 한국의 칠레 수출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보다 중국에 대해 먼저 관세가 철폐되거나, 또는 한국은 관세철폐에서 제외됐으나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의 경우 한국의 대 칠레 수출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자동세탁기, 에어컨, 진공청소기 등 전자제품과 타이어, 플라스틱 제품, 직물 등이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칠레 FTA가 한-칠레 FTA보다 늦게 발효됐는데도 칠레의 관세철폐 일정이 한국보다 중국에 대해 빠른 것은 중국의 칠레에 대한 시장개방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농수산품에 있어 한국의 대 칠레 10년내 관세철폐 비율은 75.6%인데 비해 중국의 경우는 95.6%에 이르고 있다.

무협은 "향후 FTA협상에 있어 상대국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개방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 농수산품 개방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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