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05 15:17

러-우크라 가스분쟁 절묘한 타결

러 명분 살렸지만 실제론 우크라이나 승리



러시아가 지난 1일부터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촉발됐던 양국간 가스 분쟁이 4일 절묘한 협상안을 도출해내면서 마무리됐다.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은 '로스우크레네르고'라는 무역회사를 중간에 개입시켜 1천㎥당 230달러의 공급가격을 관철시켰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1천㎥당 95달러라는 소폭 인상 요구를 수용했다.

로스우크레네르고는 가즈프롬은행과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슨은행의 스위스 자회사간 합작회사로서 주로 투르크메니스탄 천연가스를 수입해 우크라이나 및 유럽에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가즈프롬 대변인은 로스우크레네르고가 230달러에 매입해 95달러에 판매하는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것은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다량의 천연가스를 저가로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스우크레네르고가 가즈프롬은행이 출자한 회사인 만큼 230달러와 95달러간 차액인 135달러의 명목상 손실은 가즈프롬이 결국 떠앉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가즈프롬이 당초 1천㎥당 50달러에서 95달러면 충분한 것을 230달러로 너무 많이 올렸고 협상이 장기화되자 기존의 230달러 주장의 명분을 살린채 실제론 우크라이나측의 소폭 인상안을 들어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1천㎥당 75~80달러의 인상안을 제시했으며 거리상으로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만큼 230달러 인상 요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가스 공급가격은 국경에서 인도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나프토가즈가 내야 할 95달러는 우크라이나보다 거리가 먼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가 계약한 110달러와 비교할때 적정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 이날 체결된 계약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1천㎥의 가스를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100㎞ 통관하는데 기존 1.09달러씩 내던 것을 1.60달러로 더많이 지불하게 됐다.

가즈프롬은 특히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국가들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책임이 과도한 가격 인상을 요구한 러시아로 몰릴 것으로 우려해 막판 타결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연합(EU)이 이날 브뤼셀에서 전문가회의를 열어 가스분쟁 타결을 촉구하고, 가스 분쟁이 장기화되면 오는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G8 정상회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러시아측은 재빠른 해결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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