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24 13:08

금요일은 ‘주총의 날’…18일 하루 4개 선사 무더기 주총

해운호황 덕, 잡음 없이 조용히 막내려


현대상선, 한진해운, 흥아해운, 대한해운 등 4개 해운선사가 지난 18일 무더기로 정기주주총회를 큰 쟁점 없이 순조럽게 치렀다. 이들 4개 선사는 작년 한해동안 최고 600%에 이르는 수익신장률을 기록해 주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흥아해운은 법정관리 졸업 후 첫번째 맞는 주총에서 회사 스스로의 힘으로 법정관리를 탈피한데 대해 주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전 9시에 한진해운·현대상선, 10시에 흥아해운·대한해운이 각각 주총을 개최했다.

▲현대상선 외국인 사외이사 ‘눈길’= 현대상선은 이날 오전 9시 본사 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규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4명의 사외이사중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사외이사를 대신해 법무법인 바른법률의 김동건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화우의 강보현 대표변호사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또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외국인인 홍콩 HIT 에릭 입 사장을 사외이사로 맞았다.

현대상선은 세계 유수의 항만운영업체 최고경영자를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자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IT는 현대상선의 대표적 외국계 우호 대주주 허치슨그룹계열이다.

이로써 현대상선의 이사진은 현정은 그룹 회장, 노정익 사장, 이재현 전무, 최경호 상무 등 4명의 사내이사와 송희연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대학장, 양봉진 세종대 경영대학원 원장, 김동건 변호사, 강보현 변호사, 에릭 입 사장 등 5명의 사외이사를 포함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004년 한해동안 매출 5조1186억원, 영업이익 5548억원, 당기순이익 4279억원 등의 경영실적을 거뒀다. 특히 이번 주총을 통해 결손금처리계산서를 승인함으로써 그동안 누적된 결손금을 전액처리했다.

올해 주총은 큰 쟁점 없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호재가 많아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해엔 KCC와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현정은 회장의 이사선임을 두고 KCC측과 표대결을 펼치는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진해운 6년연속 배당실시= 한진해운도 같은날 9시 여의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기준 20% 배당을 결정, 99년부터 6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게 됐다.

박정원 사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약 56억달러의 매출과 6천9백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계획과 함께 해운경기 조정에 대비해 경영 목표를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립과 미래를 대비하는 사업체제 구축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20%의 현금 배당을 실시키로 해 지난 99년, 2000년 10%, 2001년 7%, 2002년 5%, 2003년 15%에 이어 6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박정원 사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 및 주주 등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 해 매출액 6조 2천억원, 영업이익 8천2백억원, 당기 순이익 6천4백57억원에 대한 재무제표건을 승인했다.

한진해운은 올해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 선대의 대형화 및 신형화를 추진하고 CKYHS 그룹 협력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또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립을 위해 약 140% 수준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는 한편 금리, 환율, 유가 변동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건실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경영체제를 확립하기로 했다.

해운산업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IT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시스템 투자를 더욱 충실히 하는 한편, 신규 전용터미널의 지속적인 확보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한 3자 물류 사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추진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신규 물류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흥아해운 법정관리 졸업후 첫 주총= 흥아해운은 작년 11월 법정관리 조기졸업 후 첫번째 가진 주주총회를 주주들의 높은 호응 속에 치렀다.

흥아해운은 이날 오전 10시 송파여성문화회관 6층에서 4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신임에 대한 의안등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주총은 참석자 만장일치로 이윤재 회장, 최문흠 사장, 박석묵 전무이사등 3명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의결했다. 이로써 흥아해운은 이윤재 회장과 최문흠 사장의 양 대표이사 체제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또 염영조 한국미쓰비시 상무이사와 김덕종 동보해운항공 상무이사를 사외이사와 상근감사로 신규선임했다.

이번에 확정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2004년 한해동안 매출 5292억원, 영업이익 222억8천만원, 경상이익 306억원, 당기순익 303억7천만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흥아해운은 실적호전에 따라 액면가(5천원)의 15%(750원)를 배당하기로 했다.

이윤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동남아시아 서비스 지역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서남아시아와 최근 급부상하는 인도시장을 적극 개척해나가겠다"고 말해 향후 해외현지서비스망을 대대적으로 확충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한편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흥아해운이 회사 스스로의 힘으로 법정관리를 탈피한데 대해 현 경영진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는 한편 배당률과 미흡한 홍보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 주주는 “최근 들어 법정관리 졸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경향에 비춰볼 때 흥아해운의 조기졸업은 현 경영진의 공이 크다”며 이윤재·최문흠 대표 체제에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흥아해운이 작년 실적이 좋았고 배당금에 따라 회사 이미지가 결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15% 배당은 작은 것 같다”며 “이자리에서 5%를 올려 20% 배당으로 해 달라”고도 했다.

다른 주주는 “흥아해운이 작년 전무후무하게 회사스스로 법정관리를 졸업했음에도 홍보가 너무 미흡한 것 같다"며 “IR(기업설명회)에도 적극적으로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윤재 회장은 “배당금의 경우 누적적자가 많아 15% 배당도 무리라는 이사회 의견도 있었다”며 배당금상향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해운 순익 649% 증가= 대한해운은 같은날 10시 본사 대회의실에서 제3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와 이사선임 건을 의결했다.

대한해운은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이사를 대신해 사내이사로 박재민 영업본부 전무이사를, 사외이사로 조현우 변호사를 각각 선임했다.

주총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해운은 매출 1조 1,500억원(전년대비 83% 증가), 영업이익 1,666억원(전년대비 142%), 당기순이익 2,008억원(전년대비 649% 증가) 등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대한해운은 액면가 20%인 주당 1천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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