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7 10:28

기고/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의 광양 이전에 대하여

정영석(한국해양대학교 법학부 교수)
지난 2월 14일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본사를 부산에서 광양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우선 금년 3월 중에 건설본부와 이사장 집무실을 광양으로 옮기고 기획관리본부 등은 광양항 마린센터가 준공되는 내년 말에 이전하겠다고 하였다.

이 발표가 있고 나서 부산의 신문과 방송은 부산시를 비롯한 지역시민단체의 반대여론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는데, 사실 나는 이들 보도를 보고나서야 이전이 확정된 것을 알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산시도 반대하고 공단내부에서도 광양사옥이 완공되지도 않은 시점에 광양 이전은 시기 상조라고 하여 반대하는 의견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우선 공단의 광양이전 발표는 때늦은 감은 있지만,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한때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교편을 잡고 있는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나의 연구나 강의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이 당시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법학과는 공단의 업무가 약간의 이질성은 있지만, 해사법과 해운실무를 강의하는 나로서는 실무경험 그것도 관과 민의 중간 쯤에 속하는 기관에서의 경험은 해외에서 유학을 한 것보다도 훨씬 학생들에게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전에 근무하던 기관에 대하여 섭섭한 마음을 가질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큰 애정과 그 시절의 추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당시에는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명칭 그대로 전국의 컨테이너부두를 모두 개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부산항과 광양항을 모두 관장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그러나 설립 초기부터 투포트 시스템과 관련하여 공단은 많은 논란에 둘러싸여 있었고, 당시로서는 항만공사와 같은 독립조직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해양수산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와의 사이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입장에 있었던 것 같다.

항만은 개발과 관리운영이 상당부분은 행정적인 요소와 상업적인 요소가 혼재하는 특이한 영조물이기 때문에 운영에 있어서는 완전 민영화가 바람직하겠지만, 개발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관리에 있어서는 독립채산제에 의한 공공관리체제가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또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나라에서는 하나의 조직이 전국의 항만을 모두 관리하여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뉴욕뉴저지 등의 포트오소리티를 보더라도 두개의 주(state)면 우리나라 전체보다 면적상 넓고 행정구역도 우리의 지방자치단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국가의 구역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항만관리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이들 두 지역의 항만을 하나의 기관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당초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의 기능에 행정 기능을 더 보완해서 항만을 관리하도록 하고 해양수산부는 정책 수립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조정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에서는 처음부터 투 포트 시스템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과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의한 항만공사의 설립 논란에 빠져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어찌되었건 항만공사체제가 도입되어 부산항만공사가 우선 설립되었고, 금년에는 인천항만공사가 설립될 예정이다. 향후 광양에도 항만공사가 설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만과 관련하여 해양수산부, 지방해양수산청, 항만공사,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일정 역할을 하는 이러한 복잡한 체제가 과연 합리적이냐 하는 면에서는 문제가 없지 않지만, 이미 이러한 체제가 확립되었고 항만과 관련된 대다수의 학자들이 항만공사체제를 주장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러한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다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의 입장으로 돌아와 보면, 공단은 설립 초부터 부산항의 개발과 광양항의 개발을 동시에 추진해 왔고 이로 인하여 본사가 소재한 부산 지역의 여론으로부터 매우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었고, 필자가 근무할 당시에는 부산 지역에서는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기관, 가장 좋은 직장으로 인식되어 있으면서도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였었다.

그래서 당시 나는 공단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본사가 업무 조정 역할을 하고 부산과 광양에 독립 운영이 가능한 본부장 체제를 도입하여 독자적으로 관리와 홍보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고 항만공사의 설립이 성숙되는 시점에는 이들 본부가 각각 항만공사로 발전하고 본사는 전국 항만의 개발을 조정하는 소위 Port Authority Association의 역할을 하는 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어찌 되었건 이제는 부산에 항만공사가 설립되면서 사실상 부산항에서는 공단이 거의 손을 떼게 되었고 별다른 기능을 가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또 필자가 근무하던 당시에도 많이 느꼈지만, 실무를 하는 분들은 항만관리와 항만개발을 별개로 보고 항만개발을 공단의 주 업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항만의 개발은 어느 시점에는 중단될 수밖에 없는 한시적 개념이고 넓은 의미에서는 개발계획부터 개발 및 임대, 유지, 보수를 포함한 모든 활동이 항만관리의 개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업무는 당연히 지금의 항만공사의 업무영역에 속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또 부산항만공사의 설립 과정에서 보았듯이 공단의 업무를 일부 분리해서 설립한다고 하여 공단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조직을 창출하는 과정을 겪게 되지 않았는가?

그나마 지금의 광양항은 지역으로부터 환영받으면서 입성할 수 있고, 공단이 지역에서 항만관리주체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긍정적인 여론에 바탕한 비판이 있을 뿐 과거 부산에서 공단이 겪어 온 것과는 다른 여론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의 광양 지역이 가지고 있는 애정이라면 향후 항만공사의 설립이 추진되더라도 공단 자체를 공사체제로 변신할 수도 있고 또 현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여 공사체제와 공단체제의 경쟁체제로 어느 조직이 효과적인지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부산항을 홍보하면 광양이 홀대받고, 광양항을 홍보하면 부산항 죽이기로 생각하는 지금까지의 상황보다는 공단이 좀더 홀가분하게 적극적으로 업무를 개발하고 추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많은 직원들이 이미 10여년 부산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활하고 있다는 점도 쉽게 광양이전에 동의할 수 없는 심정을 만들지는 모르지만 더 활기찬 미래를 위해서는 공단을 완전히 광양으로 이전하여 광양항의 진정한 주체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앞으로 서해안 시대에 대비하여 서로 우호적이고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평택항을 포함한 서남해안의 여러 항만을 하나로 묶어서 서남해안의 최대 항만공사 또는 항만공단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추진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지역과 함께 하지 않고는 생존이 불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여론과 애정을 업고 공단이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점에서는 광양항의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공단은 광양항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를 실천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필자도 부산에서 학교를 나오고 부산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광양항의 발전이 부산항의 상당한 위축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재원을 투자하여 광양항을 세계적인 규모로 개발한 이상 국가 재원의 낭비를 막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역발전과 국가발적에 이바지 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공단이 광양에서 더 적극적인 자세로 광양항의 미래를 책임지고 소명감을 가지고 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또 현재의 개발규모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부산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의 적정성도 단순한 용역이 아닌 자체 능력에 의한 판단을 다시 해 보고 미래를 설계하여 광양항의 성공을 만천하에 보여줄 수 있게 해야 한다.

과거 부산항만공사의 설립에서 보았듯이 스스로 주도하지 않으면 광양항도 항상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만 쳐다보고 있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공단인 스스로 인식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0/250

확인
맨위로
맨위로

선박운항스케줄

인기 스케줄

  • BUSAN BANGKOK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Sawasdee Vega 09/21 09/29 Sinokor
    Pancon Bridge 09/22 10/02 Pan Con
    Starship Taurus 09/23 10/02 Heung-A
  • BUSAN TOKYO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Toyama Trader 09/21 09/23 Sinokor
    Pos Yokohama 09/22 09/24 Sinokor
    Bal Star 09/24 09/27 Taiyoung
  • BUSAN XINGANG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Sky Flower 09/20 09/23 Sinokor
    Easline Osaka 09/20 09/24 KMTC
    Easline Yantai 09/22 09/24 Pan Con
  • BUSAN WELLINGTON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Kota Salam 10/03 11/12 PIL Korea
    TBN-PIL 10/10 11/19 PIL Korea
  • INCHEON XINGANG

    선박운항스케줄 목록 - 선박운항스케줄목록으로 Vessel, D-Date, A-Date, Agent를 나타내는 테이블입니다.
    Vessel D-Date A-Date Agent
    Xin He Da 09/22 09/26 Pan Con
    Bei Jiang 09/25 09/27 SOFAST KOREA
    Bei Jiang 09/25 09/27 EAS SHIPPING KOREA
출발항
도착항
광고 문의
뉴스제보
포워딩 콘솔서비스(포워딩 전문업체를 알려드립니다.)
자유게시판
추천사이트
인터넷신문

BUSAN OSAKA

선박명 항차번호 출항일 도착항 도착일 Line Agent
x

스케줄 검색은 유료서비스입니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더 많은 스케줄과
다양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