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21 11:04
아메리칸항공, 또 파산위기..노조, 경비삭감안 재투표
(워싱턴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노조는 사측이 경영 위기에도 불구하고 최고 경영진에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려 한데 발끈해 앞서 승인한 경비 삭감안을 재투표하겠다고 발표해 회사를 또다시 파산 위기에 빠뜨렸다.
아메리칸 직원들이 소속된 3대 노조의 하나인 조종사 노조는 19일 아메리칸 지주회사인 AMR의 돈 카티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에 보낸 서한에서 “경영진의 조치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따라서 "앞서 승인한 경비 삭감안을 재투표하겠다”고밝혔다. 그러나 언제 재투표가 실시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주 2차례의 투표를 통해 어렵게 경비 삭감안을 승인했다.
또다른 노조인 지상근무자 노조도 19일 최고 경영진에 대해 회사가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려던 계획이 언론에 폭로된데 발끈해 역시 경비 삭감안에 대한 재투표를 실시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조종사 노조처럼 공식 경고서한을 발송하지는 않았다. 제 3의 노조인 승무원 노조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조종사 노조는 “경영진의 특별 보너스 계획이 노사 신뢰를 무너뜨린 것”이라면서 “재투표로 경비 삭감안이 부결돼 설사 회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최악의 국면으로 몰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그간 부채 가운데 15억달러를 출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3대 노조가 이미 삭감키로 합의한 18억달러 외에 연간 임금을 5억달러 가량 더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아메리칸 사측이 지난 15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내용이라면서 카티 회장을 포함한 최고 경영진 6명이 오는 2005년까지 회사를 떠나지 않는 조건으로 각자에게 기본급의 두배에 달하는 특별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회사가 파산할 경우라도 특별 신탁을 통해 경영진 45명의 임금과 퇴직금은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티 회장은 노조가 이 계획에 발끈하자 성명을 통해 “노사간에 괴리감을 일으킨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면서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티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감정은 계속 폭발해 이처럼 재투표 방침까지 결정됐다.
노조가 앞서 경영 회생에 협조하기 위해 임금 삭감에 합의함에 따라 아메리칸 소속 10만여 직원의 봉급은 15-23% 삭감된 상태였다.
AMR은 오는 23일 아메리칸의 1.4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기업실적 예측기관인 퍼스트 콜은 아메리칸이 1.4분기에 9억5천70만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아메리칸은 지난해에만 35억달러의 적자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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