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02 09:57
현대차-상선, 車 운송선 장기계약 ' 오리무중'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현대차와 현대상선의 자동차 운송선 장기 계약 체결 협상이 당초 예정했던 4월을 넘기면서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2조원 가량의 장.단기 부채 청산을 위해 차 운송선 사업 부문을 해외에 매각키로 하고, 현대차와 지난달말까지 1년 단위 운송 계약을 최소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차 운송선 해외 매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물량 확보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장기계약은 현대상선에 매각 자체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협상 타결 시한이 임박하자 "업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작업이라 세부 절차 처리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양사가 장기 계약을 위한 큰 틀에는 대부분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해왔다. 현대상선은 또 계약 기간에 대해 최소 5년 이상은 확보했으며,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 실무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차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계속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협상 타결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상황이 이처럼 전개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고려할 때, 실무 협상팀들이 정 회장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사의 차 운송선 장기 계약은 올해 초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신년 모임을 갖는 자리에서 처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0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이 잇따른 해외 유치 활동으로 출장을 떠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차 운송선 장기 계약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4월 말에도 정몽구 회장이 출장을 떠나 실무진에서 협상 결과를 경영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감하고 저돌적인 경영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이 '결단'만 내리면 언제든지 협상은 타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처음부터 협상 시한을 너무 빡빡하게 잡았다"며 "계획보다 조금 늦어졌지만 실무 협상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gc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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