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자에 이어>
2.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대상판결이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에 규정된 외국재판의 승인요건을 충족했음을 이유로 이 사건 대상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의 허가를 구함에 대해, 피고는 다음과 같이 이 사건 대상판결이 위 법조 소정의 승인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의 국제재판관할권은 대한민국에 있고, 미국은 섭외사건의 경우 연방법원에 관할권이 있는데 주법원이 심리한 사건에 피고가 응소했다고 해 국제재판관할권 부존재의 위법이 치유됐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매매계약은 체결되지 아니했을 뿐만 아니라, 설령 계약이 성립됐더라도 국제사법 제29조 제1항에 따른 적법한 준거법에 의해 그 효력을 판단해야 하고, 대한민국 민법을 준거법으로 적용할 경우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됐으며, 이 사건 대상판결의 손해배상액은 부당하게 과도하므로 이 사건 대상판결을 승인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것이다.
다. 미국 켄터키 주는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Uniform Foreign Country Money Judgment Recognition Act)을 채택하지 아니하고 단지 통일외국판결집행법(Uniform Enforcement of Judgments Act)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대한민국과 미국 켄터키 주 사이에는 상호보증이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외국재판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다르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순회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 인정 여부
1) 인정사실
갑 제1호증, 제6호증, 제7호증, 제14호증, 제1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05년 1월 미국 켄터키 주 킨랜드에서 I을 통해서 이 사건 암말을 60,000달러에 매수해 대한민국에 들여와 3번 교배했고 2007년 4월 이 사건 매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한 이후인 2008년 1월 이 사건 암말을 다시 미국으로 보내어 교배했다. 이 사건 암말은 2008년 11월 위 킨랜드에서 230,000달러에 팔렸다.
나) J는 순종 종마 매매, 감정, 교배 및 마산업과 관련한 영업을 하는, 켄터키 주에 위치한 미국 회사인 ‘K’ 회사의 대표로서 이 사건 암말의 이력을 관리·보관하고 있다. 그는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을 750,000달러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이행되지 아니한 데 따라 입은 일실수익 상당의 손해를 481,200달러라고 주장했는데, 그 금액은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 750,000달러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 150,000달러와 위 매매계약의 불이행으로 지출을 면하게 된 운송비용 34,000달러, 세금 31,800달러, 검역비용 500달러, 중개수수료 합계 52,500달러를 공제해 산출한 것이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켄터키 주 변호사인 L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대응했고, 2010년 5월 이 사건 순회법원 및 원고에게 소송대리인을 켄터키 주변호사 M 등으로 변경한다고 통지했다.
피고의 소송대리인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소장 부본 송달의 부적법 항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무효 항변을 제출했고, 제3자인 I을 소송에 인입(third party complaint)해야 한다거나, 반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거나 중간판결 등을 요구해 소송절차가 지연됐다.
2) 판단
기초사실과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은 매매계약에 따라 정해진 매매대금과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의 차액을 포함하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과 관련된 분쟁으로서, 이 사건 암말의 적정가격이 얼마이고 원고가 주로 미국에서 지출했거나 지출할 예정이었던 비용의 타당성과 그 범위가 문제가 되며 이를 적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나 전문기관이 미국에 소재하고 있으므로, 미국 켄터키 주법원은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덧붙여 원고가 미국 켄터키 주에서 계약의 체결과 관련된 서류를 팩스로 전송받는 방법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했고(피고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 인입하려고 했던 I도 미국에 주소나 거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암말이 계약 체결 당시 대한민국에 있었지만 이를 인도받기로 한 곳이 미국 켄터키 주이며, 민사소송법 제8조에 따라 원고 주소지의 법원에 토지관할권이 존재하는 점도 위 분쟁이 켄터키 주법원과 실질적 관련이 있음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국제재판관할에서 민사소송법 제30조에 규정된 변론관할을 인정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손해배상소송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절차상, 실체상 충분한 주장을 한 점에 비추어 당사자 사이의 공평을 해칠 우려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이 사건 암말의 시가감정과 원고가 지출한 비용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심리하는 것이 효과적인 절차의 진행 및 소송경제에 적합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순회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봄이 옳다(대법원 2014년 4월10일 선고 2012다7571 판결 참조).
한편, 미국 연방법원은 당사자의 주적(州籍)이나 국적이 다른 경우, 이른바 주적상위(diversity of citizenship) 관할권을 가지지만 전속관할권(exclusive jurisdiction)을 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주법원도 경합관할권(concurrent jurisdiction)을 가지고, 이 경우 피고에게 인정되는 연방법원으로의 이송신청권을 피고가 행사했음에도 이 사건 순회법원이 본안판단을 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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