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2 19:26

“국감문제 해결안돼 마음 무거워” 한국선급 이형철 회장 퇴임

23일 신임 회장 선출
 

한국선급(KR)은 이형철 회장이 22일 KR 부산 본사에서 퇴임식을 갖고 임기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형철 회장은 1988년 KR에 입사한 이후 런던지부장, 해외영업팀장, 사업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국내외 현장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과 경영 역량을 쌓아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제24대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2022년 연임에 성공해 제25대 회장직을 수행했다.
 
이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급변하는 글로벌 해사 산업 환경 속에서 KR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특히 탈탄소화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기술 역량 고도화와 검사 서비스 개선을 통해 KR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 아울러 정부 및 국내외 해사 업계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국제 사회에서 KR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이형철 회장은 퇴임식에서 “지난 65년간 우리 선급의 숙원사업이었던 선급검사 수입의 법인세 면세, 업무상 많은 제약과 법률적 리스크가 있었던 주 52시간 대상 기업 제외라는 성과를 이뤄냈지만 공직유관단체와 국정감사 피감 기관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너무나도 무거운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KR이 글로벌 해사 산업의 신뢰받는 파트너로 지속 성장해 나가기를 성원하겠다”고 밝혔다. 

KR 신임 회장은 23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형철 회장 퇴임사 전문.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저는 이제 37년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했던 정든 KR을 떠나고자 합니다.

1988년 6월 1일, 30세의 나이로 입사해 67세의 나이에 떠나게 되니 제 인생의 제일 중요한 시기를 KR에서 보낸 셈이며, 지난 37년의 KR 역사가 곧 제 인생 역정이기도 합니다.

입사 이후 수많은 인연과의 만남과 헤어짐도 제 삶의 일부로 깊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입사한 1988년은 국가적으로는 서울올림픽 개최가 있었고, 우리 선급으로서는 IACS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해이기도 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지난 37년을 되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생각납니다.

1988년 IACS 정회원에 가입했으나 그 기쁨도 잠시, 이후 1993년에 도입된 IACS 품질감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IACS에서 퇴출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전 임직원이 밤낮없이 IACS 감사 준비를 했던 일도 잊을 수 없는 일 중 하나입니다.

그 외에도 제 개인적으로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999년 12월에는 유조선 < Erika >호가 프랑스 연안에서 선체절단으로 침몰하여 프랑스 연안을 오염시킨 적이 있으며, 3년 후인 2002년 11월에는 유조선 < Prestige >호도 선체절단으로 침몰하며 스페인 연안을 오염시켜 전 세계를 경악시킨 일이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선급검사에 대한 세계적인 불신이 고조되었고, 급기야 Oil Major Shell이 단 6개 선급의 검사만을 인정하겠다고 발표하여 KR이 매우 큰 위기에 놓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여파로 국내외 선사들은 KR에 유조선등록을 기피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KR 등록 유조선이 Shell terminal에 입항을 거부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런던지부장으로 근무하던 저는 본사와 긴밀히 소통하며 런던에 위치한 Shell 본사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습니다.

약 3년간의 끈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Shell로부터 우리 선급의 검사를 인정받았을 때의 감격은 KR 생활 중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

귀국 후에는 당시 다들 기피하고 생소한 업무였던 선급 영업 업무를 맡으며 국내외 선사, 조선소, 금융권, 심지어 브로커들과도 만나면서 선급 간의 치열한 경쟁을 온몸으로 체감했습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KR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설득하는 데에 최선을 다한 결과, 등록선 중 순수 해외선사 비율을 기존 약 5%에서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2014년 발생한 < 세월 >호 사고는 KR을 또 다시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해운·조선업계의 도움과 우리 임직원 모두의 노력 덕분이었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2019년 말 회장 취임 직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검사원 이동이 막혀 선급검사 수입이 급감할까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또한, 한진해운 도산 이후 국적선사들이 보유한 선박이 사모펀드로 매각되고, 저조한 신조 발주 속에서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수입원 창출을 위해 고민했던 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 와중에 발생한 노사 갈등이 국회와 언론에 그대로 노출되어 KR의 미래에 큰 부담이 될 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노사화합 분위기 속에서 원만히 마무리된 단체협약은 KR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노조 집행부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지난 65년간 우리 선급의 숙원사업이었던 선급검사 수입의 법인세 면세, 그리고 업무상 많은 제약과 법률적 리스크가 있었던 주 52시간 대상기업 제외라는 성과도 함께 이뤄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직유관단체 지정 및 국정감사 수감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너무나도 무거운 마음입니다.

제 임기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결국 후임자에게 남겨두고 가는 것을 너무나 가슴아프게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 선급은 기술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제가 수없이 강조했던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는 선급이 되자”는 다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 조건입니다.

선급 간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한국 정부 검사권 추가 개방 요구는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모든 업무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어야 우리 선급이 미래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노사 관계에 대해서도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늘 말씀드렸듯이, “우리 선급은 노사가 없는 조직이다. 우리 모두가 사측이거나 또는 우리 모두가 노측인 회사이다.” 라는 생각을 잊지말아주십시오.
 
지금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저 또한 임기를 마치고 KR을 떠난다는 점이 그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지난 37년 7개월을 한국선급과 보낸 시간은 많은 고민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모든 공은 여러분과 함께 이룬 것이며, 부족함과 과오가 있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저의 몫입니다.

저는 이제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KR의 발전을 위해서 항상 노력할 것이고 성원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끝으로, 그동안 한국선급의 발전을 위하여 많은 도움을 주신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국내 해운·조선·수산 및 기자재 업계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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