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동항로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위험이 가라앉으면서 고운임 기조가 한풀 꺾였다. 또한 운송 수요는 6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유예에 따른 중국발 ‘밀어내기’ 특수가 막을 내리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띠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항만에서는 이라크행 화물이 쏟아지면서 적체 현상이 심화됐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완화하고 수출 수요가 줄자 해상 운임은 빠르게 내려갔다. 7월18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321달러로 나타났다. 6월 마지막 주 운임(2060달러)과 비교하면 3주 만에 36% 급감했다. 주간 운임은 지난달 20일 2122달러로 단기 최고점을 찍은 뒤 4주 연속 하락했다. 이달 첫 3주 평균 운임은 1615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 2049달러에 비해 21% 떨어졌다.
한국발 중동항로 해상운임(KCCI) 또한 중국발 운임에 영향을 받아 약세로 돌아섰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중동행 운임은 7월21일 기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624달러로 집계됐다. 20피트 컨테이너로 환산하면 중국 상하이발 운임과 비슷한 1310달러 수준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2641달러)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운임 하락 폭이 크지 않아 평균을 보면 지난달과 유사한 모양새다. 이달 평균 운임은 지난달(2520달러)보다 6% 상승한 2659달러였다.
선사들은 중국의 수출 물동량이 둔화되고 운임이 급감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탄력적으로 운임을 조정할 거란 방침이다. 여름휴가 기간인 8월까지 한국발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적선사 HMM은 지난달 중순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라크 움카스르항을 직기항하던 노선을 철수했다. 다만 중국에서 이라크로 수출되는 화물이 강세를 띠는 점을 반영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이라크행 화물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우디 제벨알리항에선 기존에 이라크로 향하던 선박들이 이곳에 화물을 하역하면서 적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들은 피더 물량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다음달까지 적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중동 지역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 인근에서 상선 공격을 재개했다. 이달 6~7일(현지시간)에는 라이베리아 국적의 벌크선 <매직시스>(Magic Seas)호와 <이터니티시>(Eternity C)호가 피격됐다. <매직시즈>호는 선원 전원 대피 후 침몰했고, <이터니티시>호 선원들은 일부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그러나 연이은 선박 공격에도 홍해 교통량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1만DWT 이상 화물선은 244척으로, 전 주(232척)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프랑스 선사 CMA CGM는 지난달부터 수에즈운하 통항을 재개한 바 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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