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이 12일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떠들썩한 한 달을 겪었다. 선사들은 전쟁이 발효되자 운임을 올리고 이라크 움카스르 직기항 서비스를 없애는 등 몸을 사렸다.
지난달 23일 미국이 나서 양국 간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불안정성은 덜었지만 당분간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벨알리항은 환적(TS) 화물이 몰리면서 적체 현상이 몇 달은 이어질 거란 예측도 나왔다.
6월20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122달러로 나타났다. 주간 운임은 8주째 오름세였다. 이달 둘째 주에는 2000달러 선을 넘었다. 특히 5월30일(1692달러)을 기준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6월 평균 운임은 2045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 1354달러에 비하면 1.5배(51%) 올랐다. 월 평균 2000달러대 운임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한국발 중동항로 해상운임(KCCI)은 중국발 운임보다 완만하게 상승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중동행 운임은 6월23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636달러로 집계됐다. 5월 마지막 주부터 5주 연속 올랐다. 6월 3주 평균 운임은 지난달(2206달러)보다 약 13% 상승한 2490달러였다. 20피트 컨테이너로 환산하면 1240달러 수준으로, 중국 상하이발 운임의 절반에 못 미친다.
국적선사 HMM은 이라크 움카스르항을 직기항하던 노선을 철수했다. 전쟁이 발발한 13일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16일부로 공식 발표했다. 이라크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만큼 지정학적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당분간 항로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 항만을 기항할 예정이던 선박은 인근 제벨알리항에서 하역했다. 추후 이라크행 화물은 두바이에서 TS로 진행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제벨알리가 기존에도 적체가 있는 곳인 만큼 물량을 처리하려면 두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선사들은 이달 초부터 기본운임 인상(GRI)을 시행하면서 상황을 지켜봤다. 가장 많은 화물이 오가는 제벨알리를 기준으로 운임을 올렸다. 중순부터는 이라크 직기항 노선이 사라진 여파로 피더 운임도 덩달아 상승했다. HMM은 6월 하반기에 운임을 올렸다.
선사 관계자들은 시장 상황이 예측하기 어려워 정세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임을 공지할 거란 방침이다. 일부 선사에선 변동이 크지 않으면 다음달엔 운임을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6월 중동항로를 기항한 선박은 100%에 가까운 소석률(화물 적재율)로 출항했다. 프로젝트화물이 많이 오가면서 선복이 타이트하게 운영됐다. 선사 측은 이와 함께 이달은 반기 마감이 진행되는 만큼 대기업 물량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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