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이 올해도 사상 최대 수입을 달성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부정적이다.
한국선급(KR) 이형철 회장(
사진 왼쪽에서 5번째)은 지난달 27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까지는 수익 전망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조선 입급 실적이 기대치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선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열린 2025년 정기총회에서 수입 1980억원, 당기순이익 149억원, 등록선대 8816만t(총톤·GT)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난해 경영 실적을 승인했다. 수입은 2023년의 1882억원에서 5.2%, 등록선대는 2023년 8199만t에서 8% 성장했다. 이로써 한국선급은 최근 5년간 수입과 등록선대를 연평균 6%씩 늘리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신조선 입급 실적이 감소세를 띠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한 해 한국선급은 신조선 122척 324만t을 유치했다. 세계 신조 발주량 1억1376만t의 2.9% 수준이다. 입급 실적은 전년의 412만t에서 21% 감소했고 시장점유율은 4.7%에서 1.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해외 선주를 대상으로 한 실적은 크게 늘어났다. 현존선 신규 입급의 71%인 387만t, 신조선 신규 입급의 52%인 167만t이 해외 선주가 보유한 선박이다. 이 회장은 그 배경으로 국적선사들의 보수적인 투자를 들었다. 지난해 전 세계 신조 발주 물량 중 한국 선사 비중은 1.4%(157만t)에 그쳤다.
“예전엔 신조선 입급 실적의 70~80%가 국내 선사고, 해외 선사는 20%를 차지하면 잘했다고 했는데 지난해는 신조선의 52%가 해외 선사에서 나왔다.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현대LNG해운 등의 선사를 보유한 사모펀드는 시장이 좋더라도 COA(장기수송계약)가 엮이지 않으면 발주를 안 해서 작년부터 신조 발주 실적이 저조하다.”
이 회장은 올해 목표를 수입 2010억원, 등록선대 9200만t으로 수립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올해는 큰 고객사인 국내 선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신조 발주도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앞으로 디지털과 친환경 기술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AI(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116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올해 6월께 국적선사들의 CII(탄소집약도지수) 결과가 나온다. EU ETS(탄소배출권거래제도) 같은 국제 환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체연료 기술 개발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아울러 해외 선사 마케팅을 위해서 중국 그리스 독일 싱가포르 일본 이마바리에 사무실을 열었다. 특히 일본은 이마바리에 있는 배만 국내 2위 선사 규모인 140척에 이르는데, 이 중 25척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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