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스위스 MSC가 코로나19 사태로 해운 시황이 급상승한 2020년 하반기부터 약 4년간 400척을 웃도는 중고 컨테이너선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MSC는 지난 11월 8척 2만8000TEU의 컨테이너선을 인수하면서 2020년 8월부터 52개월간 중고선 매입 실적을 402척 166만TEU로 늘렸다.
11월에만 8척 추가 매입
이 선사는 지난달 8800TEU급 <노던재규어>(NORTHERN JAGUAR), 4200TEU급 <홍콩브리지>(HONGKONG BRIDGE), 2800TEU급 <비에프타이거>(BF TIGER), 2700TEU급 <나야더>(NAJADE), 2500TEU급 <한나슐테>(HANNAH SCHULTE) <루시슐테>(LUCIE SCHULTE) <마르가레테슐테>(MARGARETE SCHULTE), 1700TEU급 <루트비히슐테>(LUDWIG SCHULTE)를 잇달아 인수했다.
장금상선에서 운항하던 <홍콩브리지>를 제외하고 모두 독일 선주사가 보유하던 선박들이다. 선가는 <노던재규어>가 5250만달러, <비에프타이거>가 1930만달러, <나야더>가 2000만달러, <루트비히슐테>가 1500만달러로 파악된다.
8척 중 6척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케이조선(옛 STX조선) 등 한국 조선소에서 지어졌다. 국적은 슐테 선박 4척이 싱가포르고, 나머지는 포르투갈 마셜제도공화국 앤티가바부다 라이베리아에 등록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금상선의 <홍콩브리지>뿐 아니라 슐테의 자매선 <한나> <루시> <마르가레테>도 한국선급에서 선박 검사 증서를 취득한 게 눈길을 끈다.
MSC는 <노던재규어>호를 인수하면서 독일 NSH노던쉬핑과의 거래를 5척으로 늘렸다. 앞서 2022년 9월 <노던줄리>(NORTHERN JULIE) <노던제이드>(NORTHERN JADE), 지난해 5월 <노던재스퍼>NORTHERN JASPER) <노던저스티스>(NORTHERN JUSTICE)를 같은 선주사에서 매입한 바 있다.
스위스 선사는 2020년 후반기부터 파죽지세로 중고선 도입을 늘리고 있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100척의 중고선을 매입했다. 그 결과 2020년 8월 569척 379만TEU였던 선복량이 2022년 1월 645척 428만TEU로 늘어나면서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1위 선사로 도약했다.
이후 2022년 6월 200척, 지난해 4월 300척으로 누적 거래를 늘렸다. 200척과 300척을 돌파하는 데 각각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5월부터 19개월 동안 102척의 중고 선박을 추가로 도입하면서 누계 400척 고지를 넘어섰다. (
해사물류통계 ‘MSC 2024년 11월 중고 컨테이너선 매입 현황’ 참조)
평균선령 20년 선박 집중 매수
MSC가 지난 4년 여간 사들인 선박의 선형은 624TEU부터 1만4700TEU급까지 다양하다. 평균 선령은 20년으로, 비교적 노령선이 타깃이었다. 거래 상대방은 주로 선박을 직접 운항하지 않고 소유만 하는 선주사(NOO)들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2월 현재 MSC의 전체 선단은 878척 626만TEU다. 2020년 8월에 견줘 선복량 기준으로 65% 성장했다. 이 가운데 사선대는 4년 4개월 전 136척 94만TEU에서 현재 583척 327만TEU로, 척수는 4.3배(329%), 선복량은 3.5배(246%) 폭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선대 대비 자사선 비율은 25%에서 52%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알파라이너는 중고 컨테이너선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MSC가 자산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내년 초 시장 점유율이 세계 2위인 머스크와 5위 독일 하파크로이트를 합친 수치에 필적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선사의 신조선 발주량은 전체 운항선대의 30% 수준이자 전 세계 선사 중 가장 많은 128척 189만TEU에 이른다. (
해사물류통계 ‘MSC 컨테이너선 선복량 변화 추이(2019~2024)’ 참조)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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