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신조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 해운 단체인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발주된 신조 컨테이너선은 286척 330만TEU를 기록했다. 10개월간 실적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코로나 사태를 배경으로 해운 시장이 사상 초유의 호황기를 보낸 2021년 450만TEU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80만TEU, 지난해 160만TEU로 하락 곡선을 그렸다가 올해 들어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홍해 사태 장기화로 수에즈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노선이 확산하면서 공급난이 표면화하자 선사들이 다시 선박 발주를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컨테이너선 발주잔량은 760만TEU에 이른다. 현존선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6월 초만 하더라도 590만TEU까지 줄어들었지만 3분기에 해운 시황이 급상승하면서 신조선 발주도 빠르게 증가했다.
발주잔량은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초의 780만TEU엔 미치지 못하지만 선박을 직접 운항하는 선사들의 발주잔량이 역대 가장 많은 590만TEU를 기록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형별로 1만2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이 선단 확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발주된 컨테이너선 중 1만2000~1만7000TEU급 선박은 47%, 1만7000TEU급 이상 선박은 27%를 차지한다. 2020년 이후 두 선형의 신조선 인도 비중은 각각 42% 25%였다.
올해 10개월간 인도된 신조 컨테이너선은 410척 250만TEU를 기록,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빔코는 연말까지 50만TEU의 신조선이 조선소에서 추가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했다.
컨테이너선 인도량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00만TEU 안팎을 오르내리다 지난해 두 배 이상 급증하면서 230만TEU를 찍었고 올해는 300만TEU 고지를 넘어설 걸로 전망된다.
11월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선단은 6699척 3040만TEU를 기록, 지난해 연말보다 240만TEU가량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초에 비해선 780만TEU(32%) 급증했다. 5년간 증가 실적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10개월간 노령선 해체가 10만TEU 정도에 그치면서 막대한 신조선 홍수를 상쇄하지 못했다.
빔코 닐스 라스무센 연구원은 “향후 4년간 연평균 170만TEU의 신조 컨테이너선이 인도되고, 2029년 완공 예정인 컨테이너선도 이미 30만TEU에 이른다”며 “다만 내년에 선령 20년을 넘어서는 선박이 340만TEU에 이를 예정이어서 노령선 해체가 컨테이너선 시장 공급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5년 동안 노후선들이 모두 폐선된다고 가정할 경우 컨테이너선 증가율은 14%로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해사물류통계 ‘컨테이너선 인도·발주량 추이’ 참조)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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