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동안 항만 노조 파업이 사흘 만에 일단락됐지만 북미를 둘러싼 물류 혼잡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 기간 동안 제때 화물을 내리지 못해 항만 밖에서 대기 중인 선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업이 재개됐지만 이달 중순 동안 항만 인근엔 40~50척의 선박이 정박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은 항만 적체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수 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등 북미 서안 철도망에서도 혼잡이 지속된 데다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면서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서안 항만은 수요 둔화와 철도 지연 문제가 겹치면서 운임이 약보합세를 유지한 반면, 동안은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운임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파업이 빠르게 종료되면서 일본 ONE, 프랑스 CMA CGM, 홍콩 OOCL 등의 선사들은 당초 부과할 예정이었던 할증료 계획을 철회했다. 여기에 중국 국경절 연휴 이후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운임은 하락세를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0월18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FEU당 4726달러 496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서안은 전주 4730달러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으며, 동안은 5554달러 대비 10.5% 내리며 5개월 만에 5000달러대가 붕괴됐다. 서안은 6주 연속, 동안은 8주 연속 각각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동안은 전주 -1.3%보다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 한 달 전 5341달러 6486달러와 비교하면 서안은 11.5%, 동안은 23.4% 떨어졌다.
한국형 운임지수는 서·동안 모두 8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발운임지수(KCCI)는 10월21일 현재 북미 서안행 운임은 전주 5246달러에서 1.7% 내린 5157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5963달러와 비교하면 13.5% 하락한 수치다. 동안행도 전주 6335달러에서 6156달러로 2.8% 떨어졌다. 전월 8029달러 대비 23.3% 떨어진 수치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롱비치행 공표 운임도 10월 현재 FEU당 4000~6000달러로, 전월 4300~7450달러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물동량은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시현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9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89만TEU로 집계됐다.
1위 선적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08만6000TEU, 2위 베트남은 36% 급증한 20만9000TEU, 3위 한국은 25% 늘어난 20만2000TEU를 각각 기록했다. 4위 인도는 27% 증가한 8만7000TEU, 5위 대만은 16% 늘어난 8만2000TEU로 상위 5개국 모두 호조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1위 가구가 23% 증가한 28만8000TEU, 2위 전자·전기가 12% 늘어난 18만6000TEU, 3위 기계류가 14% 증가한 18만1000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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