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접어든 중동항로에 공급과 수요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서 물량 확보를 위한 선사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또한 중국발 해상 운임이 급락하면서 되레 한국발 운임이 더 높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선사들은 계속해서 운임 조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달까지 선복과 컨테이너박스가 부족했던 현상은 이달 들어 모두 정상화됐다. 휴가철인 8월은 중동항로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공장 가동이 줄면서 수요가 크게 줄어든다. 공급에 여유가 생기자 글로벌 선사들은 중국에 할당된 선복을 한국으로 옮기는 추세도 나타났다. 해상 운임의 하락세가 한국에서 더 완만히 이뤄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됐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운임은 8월16일 기준 2139달러를 기록,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를 제외하고 SCFI는 7~8월 두 달 간 매주 하락세를 띠었다. 8월 3주 평균 운임은 2188달러로, 지난달 평균인 2280달러에 견줘 4% 떨어졌다.
한국발 해상운임(KCCI)은 약세에 진입했다. 지난달은 상승 탄력이 둔화하는 데 그쳤다면 8월엔 뚜렷한 낙폭을 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집계한 중동항로 운임은 8월19일 기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070달러로 나타났다. 지난달 마지막 주 집계된 4404달러에 비하면 334달러(8%) 하락했다. 이달 평균 운임은 지난달(4452달러)보다 6% 떨어진 4198달러를 기록했다.
선사들은 이달 70~80%의 소석률(화물 적재율)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월초에 특히 어려웠다. 50% 정도로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초까지 물량 약세를 띠다가 9월 중순 우리나라 추석 연휴와 10월 첫 주 중국의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연휴 전 밀어내기 수요가 나타날 것을 기대했다.
한편 페르시아만(걸프)에 위치한 주요 항만에서는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8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제벨알리와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은 화물을 처리하는 데 3~4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사는 적체를 피하고자 해당 항만을 직기항에서 임시 제외했다. 화물이 제한되면서 홍해 인근 항만으로 향하는 노선의 운임은 제벨알리행보다 2배가량 오르는 현상이 빚어졌다.
스위스 선사 MSC는 중동의 항만 혼잡을 완화하고자 이달 말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을 잇는 ‘클랑가(Clanga)’ 서비스를 신설한다. 이 노선에는 2500~4700TEU급 선박 6척이 투입되며, 상하이-닝보-서커우-싱가포르-담맘-상하이 순으로 기항한다. 8월31일 상하이에서 <엠에스씨요하네스버그V>(MSC JOHANNESBURG V)호가 출항하면서 시작할 예정이다. MSC는 항로 개설로 기존의 부산-중동 서비스인 ‘팔콘’에서 담맘을 제외하고 중국 난사를 추가 기항한다고 밝혔다.
국내 선사 장금상선 또한 최근 중국과 중동 국가 간 컨테이너 항로 신설 소식을 알렸다. 장금상선은 싱가포르 익스프레스피더, 대만 TS라인과 컨소시엄을 맺고 오는 9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다. 신항로엔 7000~8000TEU급 선박 5척이 배선돼 칭다오-닝보-상하이-서커우-제벨알리(UAE)-콜롬보(스리랑카)-칭다오를 운항할 예정이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