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동안 항만에서 대규모 파업이 발생할 수 있어 해운물류업계의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동부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와 사용자단체인 미국해운연합(USMX)은 임금 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USMX는 시간당 1달러의 임금 인상을 제안했지만, ILA는 5달러를 요구하고 있어 온도차가 뚜렷하다.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47년 만에 동안 항만에서 파업이 발생하게 된다. ILA 측은 “9월30일 협상이 결렬될 경우 10월 초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선 파업이 발생할 경우 물류 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4분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수요가 대거 쏟아지기 때문이다.
선사 관계자는 “캐나다 철도노조에 이어 북미 동안 항만에서 파업이 발생할 경우 물류 적체가 생기면서 선사들의 스케줄 지연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공급망 혼란과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진흥공사도 “화주들은 항만 파업이 발생할 경우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대응 방법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파업으로 작업 중단이 5~6일 동안 지속되면 일부 항만은 정상 업무로 복귀하는 데 최대 한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파크로이트 최고경영자(CEO) 롤프 하벤 얀센은 “9월30일 이전 ILA와 USMX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대비해 5월부터 화주들이 이미 시즌 상품을 앞당겨 수입하고 있다. 파업이 발생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사들의 운임인상(GRI)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운임은 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8월16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581달러 9297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서안은 전주 6068달러와 비교해 8.5% 상승했으며, 동안은 9083달러 대비 2.4% 올랐다. 서안과 동안 모두 운임이 6주 만에 올랐다. 다만, 한 달 전인 7124달러 9751달러에 견줘 서안은 7.6%, 동안은 2.3% 떨어졌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발운임지수(KCCI)는 8월19일 현재 북미 서안행 운임은 전주 6343달러에서 4.6% 오른 6636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7397달러와 비교하면 10.3%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동안행도 전주 9283달러에서 9480달러로 2.1% 상승했다. 전월 9760달러 대비 2.9% 떨어진 수치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롱비치행 공표 운임은 8월 현재 FEU당 5400~7800달러로, 전월 5995~8200달러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물동량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8월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전기차, 태양광 패널, 의료품 등을 중심으로 중국발 물동량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파업으로 물류 적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행 화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올해 7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189만2000TEU로,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1위 선적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11만4000TEU, 2위 한국은 27% 늘어난 22만3000TEU, 3위 베트남은 44% 폭증한 19만5000TEU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1위 가구가 29% 증가한 29만8000TEU, 2위 기계류가 30% 늘어난 20만3000TEU, 3위 플라스틱이 26% 증가한 18만8000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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