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사태로 컨테이너선 시장의 공급난이 표면화하면서 운항을 하지 않고 항구에 정박 중인 계선(유휴 선박) 비율이 코로나19 사태 수준으로 떨어졌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7월15일 현재 가동하지 않고 멈춰 있는 컨테이너선은 191척 66만2300TEU를 기록, 직전 7월1일 조사 대비 21척 12만TEU가량 감소했다. 전체 컨테이너선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보름 전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했다.
이 중 수리 등을 목적으로 조선소에 들어간 선박을 제외한 상업적 목적의 순수 계선(idle) 선박 규모는 전체 컨테이너전용선대의 0.6%인 72척 16만7000TEU에 불과했다. 운항사가 소유한 선박 46척, 선주사가 소유한 선박 26척이 항구에 정박한 채 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알파라이너는 올해 1월부터 계선 비율이 1%대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리조선소에 드라이도킹한 선박은 1.7%인 119척 49만5000TEU였다.
상업적 계선을 선형별로 보면, 1000TEU급 이하는 27척, 1000~3000TEU급은 34척, 3000~5100TEU급은 4척, 7500~1만2500TEU급은 5척, 1만2500~1만8000TEU급은 2척이었다. 1만8000TEU 이상 선박은 모두 시장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알파라이너는 1만8000TEU급 이상 선박의 계선이 한 척도 없을 만큼 대형 컨테이너선의 수요가 강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지역의 지속적인 선박 전환 배치, 주요 항만의 장기적인 적체, 예상을 웃도는 수요와 이른 성수기 도래는 선박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규모 신조선 공습조차도 현재의 공급난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1~2022년 계선량 역대 최저
전 세계 상업적 유휴 컨테이너선 규모는 코로나19발 해운 초호황기였던 2021년과 2022년 3분기까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시황이 크게 하락한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선 홍해사태로 컨테이너선 시황이 크게 오르자 계선량도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021년 9월 말부터 2022년 2월 말까지 상업적 계선 규모는 10만TEU대에 불과했다. 특히 2022년 1월 말과 2월 중순엔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당시 조선소에 들어간 선박을 포함한 전체 비가동 컨테이너선도 45만TEU 정도로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시황이 악화하면서 계선도 동반 증가했다.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상업적 계선량은 50만TEU를 웃돌았다. 특히 2월엔 80만TEU 선까지 치솟았다. 당시 계선 비율은 3%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계선량은 30만~40만TEU를 오르내리다 올해 들어 10만TEU대로 떨어졌고 전체 선단 대비 비율도 1%대 밑으로 내려왔다.
드라이도킹 선박을 포함한 전체 비가동 선박은 지난해 2월 말 168만TEU를 찍는 등 한 해 내내 100만TEU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올해 들어 급감해 1월 말 50만TEU대까지 감소했다.
수요 증가로 컨테이너선 용선료도 전 선형에서 크게 올랐다.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1만500달러 선이었던 1700TEU급 방콕막스 컨테이너선 일일 용선료는 이달 말 현재 2만3000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또 6500TEU급 선박 용선료는 올해 초 2만6000달러에서 6만달러로 2.3배 급등했다. (
해사물류통계 ‘최근 1년간 컨테이너선 계선 추이’ 참조)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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