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도 중동항로 운임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6월 중동항로는 홍해 사태에서 비롯한 리드타임 증가와 중국발 물량 강세가 맞물리면서 선복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20피트 컨테이너(TEU) 운임은 6월14일 기준 2950달러로, 7주째 상승했다. 중국발 운임이 3000달러 안팎으로 집계된 건 지난 2022년 7월(평균 3068달러) 이후 근 2년 만이다. 이달 2주 평균 운임은 2903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인 2320달러보다 25% 올랐다.
한국발 중동항로 운임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선사들의 기본운임 인상(GRI) 러시를 배경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6월17일 발표한 40피트 컨테이너(FEU)당 운임은 4051달러를 기록, 9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발 해상운임(KCCI)이 발표된 2022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4000달러를 넘겼다. 이달 3주 평균 운임은 3768달러로 지난달 3186달러에 견줘 18% 상승했다. TEU로 환산한 운임은 1880달러 수준이다. 선사들은 중국과의 운임 차이를 줄이려고 국내 운임도 일제히 인상했으나 격차를 크게 줄이지 못했다.
중동 지역은 페르시아만(걸프)에 위치한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물류난이 지속되고 있다. 홍해 사태의 여파로 항만 혼잡이 심해지면서 선박 공백기와 적체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월 현재 화물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랍에미리트(UAE) 제벨알리는 5~7일,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은 5일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지연이 악화하면서 우리나라와 중동 국가 간 교역량은 되레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한 달 수출입 물동량은 약 4만2000TEU로, 전년 동월 5만4000TEU에 비해 22% 감소했다. 수출 물동량은 지난해 3만TEU보다 6% 떨어진 2만8000TEU를 기록했고, 수입 물동량은 1년 전 2만4000TEU에서 이달 1만4000TEU로 43% 대폭 하락해 전체 물동량 감소를 이끌었다.
최근 발생한 중국의 수출 물량 급증을 두고 선사들은 오는 8월부터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응해 물량 공세를 하는 거란 해석이 나온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에 더해 중국이 지난해 내수 시장의 불황으로 재고가 쌓여서 이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공급망이 꼬이면서 재고를 미리 쌓으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면서 “공급망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중국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 겹쳤다”고 말했다.
대부분 선사에선 3분기까지 운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추석 때까지 성수기가 계속되다 4분기엔 정체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년에는 신조선이 대거 투입돼 공급 과잉이 표면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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