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 단가가 크게 상승한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인도가 본격화하면서 선박 수출 실적이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선박 수출액은 전년 182억달러 대비 20.9% 증가한 220억달러(약 28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1년도 선가 상승분이 반영된 수주 물량의 생산·인도 본격화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신조선가지수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11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년 161.69포인트 대비 9% 오른 176.61포인트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 153.62포인트와 비교하면 15% 상승한 수치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조선의 주력 선종인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2억4800만달러 대비 7% 오른 2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2년 전 2억500만달러와 비교해 29% 급등했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역시 전년 2억1500만달러 대비 9% 상승한 2억3400만달러로 나타났다. 2021년 11월 1억8700만달러 대비 25% 올랐다.
지난해 12월 선박 수출액은 전년 대비 47.2% 급증한 36억8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를 달성했다. 산업부는 “2021년도부터 증가한 수주 물량 생산이 본격화되고 선가가 높은 컨테이너선, LNG 운반선 등이 수출 확대를 견인하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총수출액 826조…3년만에 감소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3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6326억9000만달러(약 826조2000억원)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수출 실적 감소는 지난 2020년(-5.5%) 이후 3년 만이다.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및 교역량 위축 등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업황이 부진한 게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15대 품목 중 3개를 제외한 12대 품목이 부진한 것도 수출액에 영향을 미쳤다.
효자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상반기 내 전방산업 수요 감소와 IT 업황 회복 둔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23.7% 후퇴한 986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컴퓨터는 소비자용 수요 약화와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으로 글로벌 수요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년과 비교해 53.3% 역신장한 74억달러를 기록, 수출 품목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도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수출 단가가 하락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16% 17% 감소한 457억달러 522억달러에 머물렀다. 섬유는 소비재 판매 부진에 11.2% 후퇴한 109억달러, 무선통신은 글로벌 수요 둔화에 10.2% 감소한 155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디스플레이와 바이오헬스도 각각 12.1% 18% 줄어든 186억달러 134억달러를 기록,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 밖에 이차전지와 차부품, 가전, 철강 등 4개 품목의 수출 실적도 전년에 비해 악화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액 감소를 이끌었다.
반면,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고 출고 지연이 해소되면서 역대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대비 31% 급증한 709억달러를 기록,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 밖에 일반기계는 중동·중남미 등 전략시장 공략을 통한 수출시장 다변화로 4.6% 증가한 535억달러의 수출액을 기록, 역대 2위의 실적을 냈다.
對중국 수출 20% 급감
8대 주요 지역 수출은 중국 아세안(동남아시아) 일본 인도 중남미 등 5곳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과 아세안 두 지역의 수출액은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철강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며 19.9% 감소한 1248억4000만달러, 아세안은 철강, 반도체, 석유제품 등이 부진하면서 12.5% 후퇴한 1092억4000만달러에 각각 그쳤다.
이 밖에 일본은 바이오헬스, 컴퓨터 등이 부진하면서 5.1% 뒷걸음질 친 290억6000만달러, 인도는 섬유, 무선통신기기 등의 품목이 감소하며 4.8% 줄어든 179억6000만달러, 중남미는 철강, 컴퓨터 등이 부진하며 7.4% 감소한 246억2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품목이 개선되면서 5.4% 증가한 1157억2000만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중동도 철강, 일반기계,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이 견인하며 7.3% 늘어난 188억1000만달러를 냈다. 이 밖에 유럽연합(EU)은 자동차, 바이오헬스, 반도체 등의 호조로 0.3% 증가한 682억6000만달러를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입액은 에너지 가격 안정화 흐름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한 6427억달러(약 839조원)를 기록했다. 원유는 19% 줄어든 862억달러, 가스는 27% 감소한 412억달러, 석탄은 29% 후퇴한 201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로, 2022년 -478억달러 대비 대폭 축소됐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24년 새해에도 우리 수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수출 우상향 기조를 확고히 하고, 우리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최우선 과제인 금융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무역보험공사-5대 시중은행 간 체결한 ‘수출패키지 우대보증 협약’의 후속 절차를 조속히 완료해 1분기 내에 2조원 규모의 우대보증 지원을 본격 시행하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1조원 규모로 수출 마케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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