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F글로벌코리아의 영업을 책임지고 있는 박종욱 상무(오른쪽)와 김수한 본부장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한국과 대만의 합작사인 CIF글로벌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물류사업에 나선다. 지난해 1월 출범한 이 회사는 HMM 출신의 김지택 대표이사 부회장, 한진해운 출신의 박종욱 상무와 김수한 본부장 체제를 꾸렸다. CIF글로벌코리아의 영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박종욱 상무는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소 화주와 상생 협력하는 전략으로 한국 시장 매출액을 1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35년 경력 대만 포워더 한국 상륙
CIF글로벌코리아는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은 대만계 물류기업(포워더) CIF(China International Freight·華夏國際)의 한국법인이다. CIF는 주요 실화주를 대상으로 하는 물류서비스뿐 아니라 포워더를 고객으로 하는 무선박운송인(NVOCC) 사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동남아와 미국을 연결하는 물류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한다. 최근엔 물류 시장의 변화 추세에 발맞춰 중국 광저우와 선전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통관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CIF는 2022년 한 해 아시아-미국 구간에서 12만TEU의 화물을 처리해 물동량 순위 12위에 올랐다. 중국과 홍콩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 지사망을 구축한 데 이어 그동안 대리점 체제로 진행하던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설립 2년차를 맞은 CIF글로벌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중소형 화주와 협력하는 물류주선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면허를 취득하지 못했거나 경쟁력 있는 운임 확보가 필요한 포워더를 지원하는 역할도 강화할 예정이다.
박종욱 상무는 1995년 한진해운에 입사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해운물류 분야 베테랑이다. 한진해운 재직 시절 헝가리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등 다년간의 해외 경력도 쌓았다. 2017년 2월 한진해운이 파산해 해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후 포워딩업계로 옮겨와 물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CIF로 오기 전 항공 전문 포워더와 요즘 디지털 포워더란 이름으로 부상하는 해운물류 플랫폼에서 근무하며 포워딩 영업의 기초를 닦았다. 특히 항공 포워더에서 일할 땐 해외 파트너 개척에 힘써 30%에 불과했던 해상사업 점유율을 80% 수준으로 끌어올려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CIF는 ‘해외통’인 박 상무를 통해 미주뿐 아니라 동남아 중동 등의 시장을 개척하고 한국법인의 매출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박 상무는 본사와 연계한 풍부한 네트워크와 높은 물류 경쟁력을 앞세워 화주들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IF의 글로벌 처리 물량은 연간 30만TEU 안팎이다. 물동량만 놓고 보면 세계 30위권에 드는 규모다. 막대한 물동량은 선사와 경쟁력 있는 운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HMM 등 국적선사뿐 아니라 대만과 중국계 선사들이 최대 파트너란 점도 국내 화주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된다.
“CIF는 아시아-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화주들에게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미국 전역에 있는 200여 곳의 집화대리점과 30년 이상 거래하며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했다. 아울러 본사 차원에서 세계적으로 특별 운임으로 선사들과 거래한다. 물동량 규모가 작아서 좋은 조건의 운임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형 화주와 상생 협력할 수 있는 구조다. 실화주 정보를 보호하고 중립성을 준수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물류 니즈에 대응하는 게 CIF 서비스의 핵심이다.”
컨·벌크·항공등 다양한 수요 대응
박 상무는 향후 5년 이내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매출을 늘려가면서 회사 규모도 점차 확장시켜 나간다는 포부다. “과거 CIF 본사에서 한국 대리점을 통해 선적하던 물량을 확보해 나가려고 한다. 본사가 30년 이상 거래하며 구축한 믿을 수 있는 글로벌 대리점망을 바탕으로 컨테이너와 벌크화물 항공 전자상거래 등 물류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화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다만 불투명한 시장 상황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는 최근 운임의 변동성이 심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복이 부족한데도 운임은 약세를 띠는 기형적인 시장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운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강세를 띠면 우리가 계약한 운임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현재 시황에선 운임을 세팅하고 안내하는 순간에도 요율이 변해서 어려움이 크다. 더구나 4분기엔 선복난이 표면화해 우려를 낳았다. 운임은 떨어지고 선복은 구하기 힘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관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되지 않는 한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시황이 계속될 거라 본다. 다만 어려운 가운데 올해 들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회사 직원들이 열심히 한 결과다.”
김수한 본부장은 시장 상황이 호의적이지 않지만, 경쟁력 있는 운임으로 중소형 화주와 협력하고 상생하는 전략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CIF글로벌코리아의 영업력과 본사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국내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