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구축되는 물류센터는 ESG(환경·사회·투명경영)가 기본 철학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이 갖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미래물류기술포럼’ 행사에서 포스코DX 석재호 실장은 ”스마트물류센터는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지역주민 민원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 실장은 ‘물류자동화 기술 트렌트 및 적용 사례’라는 주제 발표에서 물류센터 인력난의 주요 원인으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O2O(온·오프라인중개)의 급성장에 따른 인력 수요 급증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인건비 상승 ▲고강도 노동 및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을 들며, 자율주행로봇(AMR), 인공지능(AI) 비전, 디지털트윈(DT) 등의 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AMR 도입으로 ▲인력 및 비용 절감 ▲작업 정확성 및 효율성 향상 ▲공간 및 자원활용 개선 등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DX는 미리 지정한 경로를 따라 이동해 일정한 반복 작업이 가능한 로봇인 AGV(무인운반차)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자동창고 등 로보틱스 기술을 양극재 생산 자동화설비 등에 적용하고 있다. 자동화 기술 도입을 계기로 비용을 절감하고 작업 효율성을 향상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화물 자동형상 인식·분류, 상하차 적재량 인식 등 AI 기술도 한진택배 메가허브 터미널 구축 사업에 도입 중이다. 앞으로 로봇을 대상으로 한 통합 관제와 실제 물류센터를 가상으로 모델링한 디지털트윈 기반의 통합관제시스템을 적용, 운영 효율성·안전성 향상과 생산성 제고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석 실장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물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로봇, AI 기술 등 첨단 기술이 필수적인 요소”라면서 “스마트물류를 구현하기 위해 마련된 자사 물류자동화 기술 프레임워크의 요소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에너지절감 및 친환경,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스마트물류센터를 지향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강조했다.
“2030년 저탄소선박 해운시장에 본격 등장”
환경 규제에 대응해 컨테이너선은 선속 감소 효과를 보고 있는 반면, 벌크선과 탱크선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들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운항 속도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은 올해 2월 사상 최저인 13.7노트, 벌크선은 8월 10.9노트로 각각 내려앉았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와 해운시장의 운임 하락 등의 영향으로 운항 속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선박 및 기술서비스의 혁신’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 이인호 부장은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속 감소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여력이 상대적으로 있는 반면, 탱크선 및 벌크선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 감소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저탄소 선박들이 2030년부터 본격 해운시장에 등장할 거란 분석도 나왔다. 이 부장에 따르면 2022년 수주잔량 기준 여전히 80%의 선박이 기존 화석연료 사용 기반으로 건조되고 있다. 더불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탱크선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선박 중에서 70%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2030년 이후 무탄소연료 적용이 보편화될 경우 이전 노후 선박은 폐선하거나 신조를 해야 한다.
이 부장은 “투자 불확실성도 높지만 이용할 수 있는 한계와 시장에 대한 동의가 부족하다 보니 80%를 기록하고 있다”며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저탄소 선박이 나오며 많은 선박이 신조 대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소가 글로벌 선사의 친환경 선박 개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컨테이너선을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선박으로 개조하는 세계 최초의 공사를 실시할 기업으로 중국 저우산신야조선을 선정했다. 2024년 6월부터 기존 11척의 선박을 메탄올에 대응하는 이중연료 추진선박으로 개조한다.
이 부장은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이끌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온실 가스 규제의 속도가 공급망의 준비 및 기술적 준비 수준보다 빠른 상황”이라며 “선박 연료유의 변화에 대응해 사전 연료 공급망 확보 등에 대한 공급망 관련 관계자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30년이면 창립 20돌을 맞이하게 되는 미래물류기술포럼은 이날 ‘2030 비전’도 제시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언경 본부장은 미래물류기술포럼의 향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2024~2026년 포럼의 회원 범위를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로 확대하고, 국제학회와 행사를 공동 개최하는 한편, 물류트렌드 서적을 아마존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유료 회원제 도입을 준비하고, 국제공동연구 및 R&D를 확대해 미래물류기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7~2030년엔 국내외 물류기업의 신기술 박람회를 개최 및 지원하고, SCI급 저널과 협업 혹은 스페셜 이슈를 정기 발간해 미래물류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최대 산학연 허브 기능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미래물류기술포럼 김성진 의장(
사진)은 개회사에서 “2010년 창립 이후 끊임없이 미래유망물류기술을 발굴하고 기술 융합의 중요성을 확산시키는데 미래물류기술포럼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포럼에선 물류기술 뉴웨이브라는 주제로 물류시장에 새롭게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에 전문가들과 논의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