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법상의 선박은 수상 또는 수중에서 항행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배의 종류를 말한다(선박법 제1조의2 제1항). 그리고 대한민국 선박의 소유자는 관할 지방해양수산청장에게 선박의 등록을 하여야 하고(다만, 선박법 제26조에서 정한 선박에 대하여는 적용이 제외됨), 선박등기법에 의한 등기를 할 수 있는 선박은 등록에 앞서 등기를 하여야 한다(선박법 제8조 제1항).
한편, 선박등기법에 의하여 등기할 수 있는 선박에 대한 강제집행은 ‘부동산의 강제’ 경매에 관한 규정에 따른다(민사집행법 제172조 본문).
따라서 일반적으로 선박의 강제 집행 시 당연히 ‘부동산’의 강제 경매에 관한 규정들에 따르면 되지만, 자력으로 항행하는 능력(自力航行能力)이 없이 다른 선박에 의하여 끌리거나 밀려서 항행되는 선박(선박법 제1조의2 제1항 제3호)인 부선(浮船, barge)은 강제 집행 시 ‘부동산’의 강제 경매에 관한 규정에 따라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대한민국 법상 부선은 선박의 등록과 등기에 관하여 상당한 특이성이 있다. 선박법 제26조 제4호 본문은 ‘총톤수 20t 이상인 부선 중 선박계류용·저장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하는 부선’에 대하여는 등기와 등록에 관한 제8조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면서도,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른 점용 또는 사용 허가나 하천법 제33조에 따른 점용 허가를 받은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 등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은 제외한다’라는 단서를 규정하고 있다(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
전국적으로 하천 점용허가 등을 받는 방법으로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 등 수상레저사업을 영위하는 자가 설치한 소위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위와 같은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은 비록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하는 부선이지만 그 규모에 따라 등록 또는 선박등기법상 등기의 대상이 되므로, 실무상 그 등록 또는 등기 나아가 강제 집행의 방법과 관련한 쟁점들이 문제될 수 있다.
실제로 수상레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가 특정 선박(이하 ‘이 사건 선박’)을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하고 선박계류용 등으로 사용하다가, 이를 유체 동산의 강제 집행 절차에 따라 매수한 자의 소유권 취득이 유효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어, 오랜 기간 재판을 거쳐 대법원의 판단까지 받은 사건이 있었다.
대법원은 위 사건에서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는 수상레저의 수요 증가 등으로 수상구조물의 설치가 활성화될 것에 대비하여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 등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을 선박법상 등록 대상에 포함시키고 등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위와 같은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의 문언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에서 정한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은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의 종류를 예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면서, 이 사건 선박은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에서 정한 부유식 수상구조물에 해당하여 그 강제집행은 부동산 강제경매에 관한 규정에 따라야 하므로, 유체 동산 강제 집행 절차에서 이 사건 선박을 매수한 사람으로부터 다시 매수한 원고가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8다273608 판결 참조).
이를 정리하면, 대법원이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가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의 종류를 예시한 것으로 판단한 이상 그 용도가 꼭 수상호텔이나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이 아니더라도 선박등기법상 등기를 할 수 있는 선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등기할 수 있는 선박이라면 그 강제집행은 ‘동산’이 아니라 ‘부동산’의 강제경매에 관한 규정에 따라야 하며, 등기할 수 있는 선박을 ‘동산’의 강제집행 절차에 따를 경우 해당 절차 및 그에 따른 소유권 이전은 모두 무효가 될 수 있다.
결국,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 등 수상레저사업을 영위하는 자가 소유하고 있는 소위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의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거나 그에 따라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 해당 이해 관계자는 위 법리에 대한 이해를 선행해야 불측의 손해 발생을 막을 수 있다.
▲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 경험을 쌓았다. 배에서 내린 뒤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