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이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와 건조 단가 상승 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9월 선박 수출액은 전년 11억8200만달러 대비 15.4% 신장한 13억64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를 달성했다.
건조 단가가 높았던 2021년도 수주물량 생산이 본격화된 데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수요 확대 등으로 수출액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대형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선가 상승은 이들 선종에서 건조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사들에게 긍정적이다.
올해 8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전년 대비 7% 오른 173.56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월 172.38포인트와 비교하면 1% 상승했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조선의 주력 선종인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대비 11% 상승한 2억6200만달러를 기록, 전 선형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역시 6% 오른 2억2500만달러로 나타났다.
9월 총수출 4%↓…12개월째 감소세
9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효자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한 9개 품목에서 감소세를 보이며 1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다만,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으며, 2개월 연속 한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547억달러(약 74조2000억원)였다. 반면, 무역 수지는 37억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15개 주요 품목 중에서 자동차, 일반기계, 선박, 철강, 디스플레이, 가전 등 6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액은 단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13.6% 감소한 99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다만,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확대에 따른 수급 개선과 IT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및 인공지능(AI) 서버용 제품 수요 확대 등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출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액 3위와 5위 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수출 물량 감소와 수출 단가 하락세, 기저 등으로 각각 6.1% 6.8% 떨어진 38억2000만달러, 49억달러에 그쳤다.
차부품은 추석 연휴에 따른 국내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3.5% 후퇴한 19억4000만달러, 이차전지는 미국 내 공장 증설에 따른 가동 중단으로 16.3% 감소한 7억9000만달러, 무선통신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수요 둔화로 3.1% 줄어든 16억2000만달러에 각각 머물렀다.
이 밖에 섬유와 컴퓨터, 바이오헬스도 각각 8.4% 53.9% 15.0% 감소한 8억8000만달러 6억5000만달러 11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2위인 자동차는 수출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아세안 인도 등 현지 특화모델 출시를 통한 전략시장 공략으로 9.5% 증가한 52억3000만달러를 거두며 15개월 연속 증가했다.
일반기계는 현지 생산공장 신설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되며 9.8% 신장한 43억9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LCD 중 일부 품목의 가격 반등과 출하량 증가에 4.2% 증가한 18억1000만달러를 각각 거뒀다. 이 밖에 철강과 가전은 각각 6.9% 8.5% 증가한 28억7000만달러 7억2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수입액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509억6000만달러(약 69조1000억원)였다.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은 36% 급감한 11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은 반도체, 철강제품, 반도체장비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15.3% 줄어든 403억달러로 나타났다. 반면, 이차전지 생산에 필수 원료인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은 수입은 각각 28% 10% 급증했다.
對중국 수출액 18% 급감
8대 주요 지역 수출은 중국 중동 일본 아세안(동남아시아) 등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주요 품목이 부진하면서 17.6% 급감한 110억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은 무선통신기기와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등이 하락세를 보이며 8.0% 감소한 94억1000만달러, 중동은 자동차, 일반기계, 바이오헬스 등의 부진으로 2.2% 줄어든 13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밖에 일본도 철강과 일반기계, 바이오헬스 등의 품목이 부진하면서 2.5% 후퇴한 2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등 품목의 수요가 높아지며 8.5% 증가한 100억4000만달러, 유럽연합(EU)은 자동차, 철강, 가전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개선되며 6.5% 증가한 57억6000만달러를 일궜다.
이 밖에 중남미는 일반기계, 철강, 자동차부품 등의 호조로 18.2% 급증한 24억달러, 인도는 철강, 반도체, 자동차부품 등의 품목 수출 증가로 0.8% 신장한 16억3000만달러를 각각 달성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수출이 세계적 고금리 기조, 중국의 경기 둔화, 공급망 재편 등 여전히 녹록지 않은 대외여건 속에서도 개선 흐름을 이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4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출 감소율과 반도체 수출 최대 실적, 올해 최고 수준의 대중국 수출 등 우리 수출이 플러스 전환의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 주무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수출 반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수출 유관부처·지원기관·경제단체·업종별 단체 등과 함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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